[지속가능경영 리뷰]SK텔레콤, 급물살 타는 최태원표 '사회적 가치'①2018년 첫 등장, 매년 중요도 상승…'이해관계자의 행복'으로 개념 명확화
최필우 기자공개 2020-08-19 13:02:30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올해 지속가능경영 중요이슈 1순위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정했다. 최근 10년간 기술 또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나 무게 중심이 사회적 가치 항목으로 옮겨갔다. 매년 중요도 순위가 상승하고 정관 변경으로 개념이 명확해지는 등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 가치 강화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SK텔레콤은 2006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해당 연도의 주요 이슈를 추리고 우선 순위를 정해 이듬해 7~8월 발간한다. 지난달 발행된 2019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24개 중요 이슈를 꼽았고 중요도가 가장 높은 핵심 이슈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 △5G 리더십 △고객가치 혁신 △New ICT(미디어, 보안, 커머스) 전략이 선정됐다.
2~4위 과제에 꼽힌 5G, 고객가치, ICT 이슈는 SK텔레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단골 소재다. SK텔레콤은 줄곧 기술 중요성과 고객 만족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2010~2011년 2년 연속으로 '기술 리더십 확보'를 1순위 과제로 선정했다. 2014~2015년에는 고객 유지와 고객 만족을, 2016~2019년에는 ICT 전략과 5G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2012년과 2013년 예외적으로 '철저한 고객정보 보호'와 '반부패/윤리'가 1순위 과제로 선정됐다. 통신업계와 SK그룹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쟁사 KT는 2012년 7월 870만명의 고객 정보가 해커에게 유출되는 사태를 겪었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각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 발행된 보고서에서 관련 항목이 1순위 과제로 지정됐다.
사회적 가치 항목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SK텔레콤은 사회적 가치 항목을 처음으로 선정하고 중요성 측면에서 6번째에 해당하는 과제로 분류했다. 2019년에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이슈가 중요도 3위였다. 올해는 '5G리더십', 'New ICT 전략' 등의 현안을 제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이 1위에 등극했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줄곧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SK텔레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반영되는 데 3년, 최우선 과제로 지정되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SK텔레콤이 최 회장과 SK그룹 차원의 행보에 발맞춰 사회적 가치의 중요도를 단계적으로 격상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2017년 3월 SK그룹 경영 철학을 담은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따라 정관에서 '이윤 창출'을 제외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가했다. 2018년 2월에는 기업지배구조 헌장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했다. 2019년 초에는 최 회장이 계열사 CEO 핵심역량지표(KPI, Key Performance Index)에서 사회적 가치(SV, Social Value) 비중을 50%로 두겠다고 공언하면서 실질적인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프로그램은 △인공지능 활용 어르신 돌봄 프로그램 추진 및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ICT 교육 △재난, 안전, 미세먼지 분야 5G 기술 및 빅데이터 기반 사회적 가치 창출 △ ICT 기반의 사회적 기업과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Accelerating) △대학생과 청소년의 ICT 교육 지원 등이다. 이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재무적 가치 수준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정관을 한번 더 변경하면서 사회적 가치 개념을 명확히 했다. SK텔레콤은 고객, 구성원, 협력회사, 지역사회 및 NGO, 주주, 정부를 이해관계자로 분류하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게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내용을 2020년 정관에 반영했다. 개념이 전에 비해 명확해지면서 사회적 가치를 금액으로 산출하는 작업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구성원의 행복이 강조된 것도 이번 보고서의 특징이다. SK텔레콤은 '구성원의 행복'을 경영 지향점으로 삼으면서 3대 과제에 '우리의 행복을 만드는 일'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일'과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 핵심 과제였다.
'구성원 행복 제고/웰빙 프로그램'도 추가됐다. 기존의 자율적 2주 80시간 근무에 더해 4주 160시간 근무 제도를 신설해 선택근무제를 확대했다. 이밖에 재택 근무, 출산·육아휴직 등 구성원 행복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21개 프로그램과 지침이 제시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숨고른 하나은행 인니법인, '디지털' 내세워 재도약 채비
- '황병우 체제' DGB금융, 사외이사 제도 개선 이어간다
- DGB금융, C레벨 임원 '외부 영입' 기조 이어간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 SBJ은행, 글로벌조직 내 날로 커지는 존재감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은행 인도본부, 현지 공략법 새로 쓴다
- JB금융, 자사주 소각 딜레마 '대주주 지분율 한도'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인도·방글라 지역본부 '성장 불씨' 살리기 한창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우리아메리카은행, 글로벌그룹 침체 속 '맏형 노릇' 톡톡
- 대구은행, '계좌 임의개설' 제재 수위 가닥…불확실성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