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이관' 롯데칠성, 글로벌 주도권 되찾나 장부가 낮은 곳부터 1차 이관…日법인 등 남은 계열사 빠르면 연내 이관 마무리
전효점 기자공개 2020-08-21 14:09:2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롯데지주로부터 국내외 자회사들을 이관받고 음료 및 주류 본업에서 독자경영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남은 계열사 이관 작업까지 연내 마무리되면 롯데칠성음료는 지주 출범 전 수준으로 국내외 음료·주류 사업 경영권을 회복하게 된다.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지주로부터 음료·주류 계열사 4곳 지분 105억원어치를 현금 취득했다. 미국법인(LOTTE Beverage America Corp., 68억원)과 싱가포르 지주(LOTTE BEVERAGE HOLDINGS(SINGAPORE) PTE. LTD., 5억원), 엠제이에이와인㈜(12억원)과 낙천주업(북경)유한공사(20억원) 등 4곳이 롯데지주로 넘어간 지 만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로 돌아왔다.
롯데칠성음료는 연내 남은 5곳 계열사도 추가로 이관받을 계획이다. 중국 음료 법인 롯데오더리음료는 롯데지주 차원에서 청산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의 계열사 지분 취득은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적격 분할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이뤄졌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를 분할 합병하면서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적격분할 요건상 영업용 자산이 아닌 투자 자산을 사업회사가 승계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계열사 해외 자회사들은 일정 기간 롯데지주에 귀속됐다.
롯데지주 출범 당시 지주로 넘어간 음료·주류 법인은 해외법인 6곳, 국내법인 4곳 등 총 10곳이다. 이번에 찾아온 4곳을 제외하면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일본법인(LOTTE LIQUOR JAPAN), 백학음료, 씨에이치음료, 충북소주 등 5곳이 아직 롯데지주 산하에 남아있다
롯데칠성은 계열사 지분을 현금으로 취득했다. 당초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롯데칠성음료가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이 단기성 차입인 점을 고려할 때 현금 인수보다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안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했다. 롯데제과 역시 지난해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벨기에법인을 대략 장부가로 이관 받을 때 롯데지주에게 유증 신주 3486억원어치(220만8614주)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 1차 이관은 자산 규모가 작은 계열사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롯데칠성음료가 현금을 주고 지분을 되사온 것으로 보인다. 미이관된 5곳 법인 장부가는 반기 말 기준 83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큼직한 곳들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현금 취득보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롯데칠성음료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칠성음료 중국법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는 이관 대신 매각이나 청산 가능성이 높다. '신남방' 기조에 따라 롯데지주는 중국 손자회사에 대해 일괄 정리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8년 10월 파키스탄 악타르사와 음료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6월 필리핀 펩시(Pepsi ColaProducts Philippines, Inc.)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사업 전면에서 독자 경영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지주로부터 계열사 이관 작업이 끝나면 계열사 사업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계열사부터 지분 거래 방식으로 처리했으며 롯데칠성음료에 넘길 계열사들이 남아있다"며 "빠르면 연내 추가 이관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료·주류 중국 법인의 경우 청산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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