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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기술이전 회계처리 점검]천차만별 L/O 수익인식…회계처리 난제①'반환의무'나 '현금수취' 아닌 '의무 이행'이 기준, 복잡해진 계약에 회계실무 혼란

서은내 기자공개 2020-08-31 08:37:05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고 있다. 기술계약마다 조건, 방식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수익 회계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이전 성사 후 받은 초기 계약금, 마일스톤을 매출로 잡을 수 있는 회계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텍, 제약사들의 최근 사례를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계 업계에서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한 수익 회계처리가 예민한 문제로 떠올랐다. 기술계약의 방식이나 조건들은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회계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기업 혹은 계약마다 회계처리가 천차만별이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역량이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 계약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을 비롯해 알테오젠, 브릿지바이오, 레고켐바이오 등 벤처기업들도 잇따라 대규모 기술수출 대열에 들어섰다.

총 계약규모가 1조원이 넘는 계약이 많다. 초기 계약금은 그 중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으로 계약에 따라 다양하다. 알테오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대 글로벌 제약사에 인간히알루디나아제 기술을 이전했으며 총계약 규모는 4조7000억원에 그 중 초기에 195억원을 수령했다.

브릿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BBT-877)을 수출했으며 계약규모는 약 1조5000억원,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이 4500만유로(약600억원)에 달한다.

벤처기업의 경우 대부분 오랜 적자를 이어왔기에 기술이전 계약금을 포함한 수익을 매출로 인식하는 문제는 실적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계약금도 다르지만 이렇게 수령한 계약금을 100으로 모두 매출 인식하기도 하고 이보다 적은 금액을 인식하기도 한다.

현재 기술이전 계약에서 재무제표에 매출을 잡는 방식은 계약상 필요한 '의무 이행'이 기준이 된다. 계약 조건에 따라 회사가 마쳐야 하는 의무를 다 한 정도까지 수익을 인식할 수 있다. 즉 계약으로 상대방 기업이 지급한 현금 규모나 그 계약금의 반환 의무 여부와는 별개다.

문제는 기술계약의 조건이 다양하고 이해는 어려운데 일정한 룰이 없다보니 '의무 이행'의 해석이나 회계처리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사실상 '의무 이행' 이란 기준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이라 해도 해석에 따라 다른 회계처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 회사들은 기술이전으로 업프론트(초기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를 받고 이후 비임상, 임상1·2상 등 개발 단계가 높아감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을 현금으로 받는다. 이때 단순히 받은 현금만큼 수익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간단하겠지만 회계기준은 그렇지 않다.

보통 최초 계약금은 권리반환 의무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계약의 성과로 받은 계약금을 최대한 수익으로 잡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어떤 기업은 전부 수익으로 잡는 것이 인정되는 반면 어떤 곳은 절반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계약과 동시에 수취한 초기 계약금이 향후 계약이 깨어져도 반환할 필요가 없는 돈이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전부 다 매출로 잡을 수는 없다. 계약 내용에 그 계약금을 받는 조건으로 회사가 어떤 연구나 개발, 생산 등의 의무가 있을 경우에는 그 의무를 진행한 수준에 따라 그만큼의 매출을 잡는 식이다.

반대로 현금을 아직 지급받지 못했다고 해도 의무를 이행한 만큼 계약금의 일부를 수익으로 잡을 수 있다.

대부분 계약을 맺을 때 특정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약속한 현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모든 의무가 이행된 후에 지급한 계약금에 대해선 반환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반환 의무가 없는 금액과 수익으로 잡은 규모가 비슷해 진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또 회사가 임의로 분할 인식하는 것 역시 인정될 수 없다. 계약 조항을 이행한 것과 매칭된 수익을 인정받고 그렇게 인정된 수익의 총액을 자의적으로 향후 몇년 동안 미뤄서 나눠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행이 마무리된 시점에는 전부 인식이 돼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비례해 의무가 진행된다고 한다면 그 의무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수익을 나눠 잡을 수는 있다.

회계기준을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결국 기업들은 감사법인과 인터뷰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하지만 계약이 복잡하고 어려워 회계법인 입장에서도 정확하게 정해진 회계처리를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돌려줄 의무가 없는 선급 업프론트가 대규모 회사에 유입되었어도 수익으로 잡을 수가 없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회계법인을 따라 매출을 잡지만 기준이 모호해 회계법인들도 감독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술계약은 계약 종류 중에서도 해석하기 가장 어려운 파트에 속한다"면서 "회계사들도 어려운 계약의 실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게 때문에 결국은 회사에서 제시한 계약 사항, 의무 이행 관련 자료들에 기반하고 그만큼 기업 내 회계 실무자들의 경험, 노하우가 회계처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계약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도 회계처리와 이어지는 셈이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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