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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열전]한국야쿠르트, '제조→유통' 내재화로 역량 강화⑥'야쿠르트아줌마' 콜드체인 강점에 제조까지 일원화…정체된 매출 극복이 과제

전효점 기자공개 2020-09-21 08:33:04

[편집자주]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알맞은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밀키트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재택이 일상화 되면서 집밥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인스턴트 식품인 HMR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별다른 제조공정이 필요없는 사업이다보니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까지도 뛰어들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밀키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그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신선제품을 소비자 문 앞까지 가장 빠르게 배송해주는 콜드체인 인프라와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대형사 중에선 한발 앞선 2017년 밀키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야쿠르트은 사업 햇수로는 경쟁사 대비 선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안착하는데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연 평균 매출은 줄곧 5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작년부터는 자회사 비락에 직접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밀키트 사업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올 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내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러한 승부수가 실적으로 가시화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잇츠온 밀키트, O2O·콜드체인 등 탄탄 인프라 강점

한국야쿠르트 유통망은 '새벽배송·정기배송'이라는 측면에서 밀키트 사업과 잘 들어맞는다. 이 때문에 '잇츠온' 브랜드로 가정간편식(HMR)에 이어 밀키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직후 빠르게 정기배송 고객 1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다.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 '하이프레시몰'을 통해 밀키트를 주문하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냉장 상태로 다음날 아침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당시로선 마켓컬리의 새벽배송만큼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

밀키트 사업을 시작했던 2017년은 한국야쿠르트의 유통망이 한 단계 진화한 해다. 한국야쿠르트는 당해 1월 자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오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플랫폼을 만들었다. 같은 해 2월에는 경기 용인시에 1만1109㎡ 규모의 신갈통합물류센터를 신축하면서 물류센터에서 신형 전동카트까지 이르는 신선 물류체계를 완성시켰다.

한국야쿠르트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자사 주요 제품인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새로운 카테고리로의 확장을 모색했다. 2017년 초부터 오리온, 대상 등 식품업계로부터 인기 신선식품을 매입해 배달하는 유통 실험도 했다.

2017년 잇츠온 브랜드를 출범하고 HMR에 이어 밀키트 신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공들여 구축한 물류·유통체계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밀키트 사업 출범 당시 내건 '주문 후 요리'라는 파격적인 슬로건도 콜드체인 인프라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제조도 내재화…자회사 비락, 품질 관리 전념

초기에 밀키트 사업은 고속 성장하는 듯 했다. 2017년 9월 출범 이후 당해 1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6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 슬럼프가 찾아왔다.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기도 전에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밀키트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 품질과 양에서 경쟁사 밀키트 브랜드에 뒤진다는 혹평도 들어야 했다.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43억원에 머무르며 주춤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야쿠르트는 밀키트 사업에 다시 한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전기를 맞이했다. 내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잇츠온 밀키트는 올해 8월 말 현재 누적 매출 51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생산 시스템을 정비해 둔 것도 올해 성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밀키트 사업 초기에는 당시 전문 스타트업이던 프레시지와 손잡고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초기에는 프레시지가 제조한 제품의 유통만을 맡는 형태였다. 하지만 현재는 기획부터 개발, 생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본사와 계열사 내에서 이뤄지도록 내재화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OEM 업체 여러 곳에 외주 위탁하던 생산을 종속기업 비락에 맡기면서 밀키트 품질 개선을 모색했다. 우유와 음료 등 주로 마실 것을 OEM으로 제조한 비락이 모회사의 밀키트 위탁 생산을 맡으면서 정체한 수익구조도 변화를 맞았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밀키트는 품질관리 등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지난해부터 생산을 전량 내재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밀키트 사업에 참여하는 조직은 세 곳이다. 본사 디지털마케팅부문 디지털CM(Category Management)팀과 중앙연구소 멀티상품팀 연구원들이 밀키트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이를 자회사 비락이 생산한다.

밀키트팀은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을 기획하면서 다양한 수요를 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양고기 밀키트를 비롯해 소곱창 전골 등 재료 취급이 어려운 제품에도 도전하는가 하면 1인용 밀키트, 야식 밀키트 등 틈새수요까지 끌어안을 제품군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잇츠온 브랜드에서 밀키트 제품군을 40여종까지 확대했다.

라스트마일 배송의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온라인몰 하이프레시에서는 개인이 직접 구성한 제품 또는 MD가 구성한 추천 식단대로 밀키트 제품을 정기 배송 받아볼 수 있다. 건너띄기, 중단 등의 옵션도 상시 가능하다. 단 한 개만 주문해도 무료로 냉장 배송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8월 말 현재 9200명의 고객이 하이프레시몰을 통해 밀키트 제품을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비자층이 1인 가구, 젊은 맞벌이 부부에서 5060세대까지 대폭 넓어졌다"면서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밀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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