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해외법인 점검]중남미 '핵심 축' 브라질 법인, 부활 날개짓③경기침체·헤알화 약세로 실적 부진, 비용절감 등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
김은 기자공개 2020-09-14 12:04:5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중남미 시장의 핵심 축인 브라질 법인은 한때 매출 규모가 미국 법인 다음으로 컸다. 그러나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1000억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LG전자 브라질 법인은 비우호적인 상황에서도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6년부터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매출도 2조원대로 회복했으며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1995년 브라질에 법인을 설립한 LG전자는 TV, 가전, 모니터, 스마트폰 등을 마나우스 공장과 타우바테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치밀한 시장조사, 스포츠 마케팅, 차별화된 AS 등 현지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브라질 내수 뿐만 아니라 중남미 시장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브라질 법인(LG Electronics do Brasil Ltda, LGEBR)은 2014년까지 매년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실적 부침을 겪었다. 2013년 중반에 시작된 브라질 경제위기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진 정치적 위기와 같이 일어났다. 실제 브라질 경제는 2015년 -3.5%, 2016년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졌다가 2017년 1.3%, 2018년 1.3% 성장했다.
여기에 브라질 헤알화 약세도 LG전자 브라질 법인의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브라질에서 달러와 함께 헤알화로 결제대금을 받고 있어 현지 통화 가치에 영향을 받는다.
원·헤알 환율은 2010년 700원대 수준이었다. 2015년 중순까지만 해도 360원을 유지했으나 2016년 300원선 마저 무너졌다. 현재는 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경기 침체에 이어 정치적 불안이 헤알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인해 2014년 3조7784억원에 달했던 브라질 법인 매출은 2018년 1조9261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2조885억원으로 회복한 상황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209억원에서 2015년 1477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듬해 1402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2017년 2146억원, 2018년 1285억원, 2019년 535억원으로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순이익 감소세는 두드러졌다.
LG전자 브라질법인은 이같은 상황 속에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8.7%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3%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브라질 법인은 상반기 매출 800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2.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브라질 마나우스 TV공장 셧다운과 소비 침체, 헤알화 약세까지 지속된 가운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법인 슬림화와 생산라인 이전 및 정리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선 점이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해외 사업 경영효율화 측면에서 2017년 말 브라질 법인을 과감히 정리하는 행보에 나섰다.
LG전자는 브라질 가전제품 유통 및 서비스 법인인 LGAG를 LGEBR로 통합시켰다. 2009년부터 상파울루에 위치한 브라질 주요 법인에서 해당조직 업무를 진행하는 등 청산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다.
이어 LG전자는 지난해 브라질 타우바테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 일부도 폐쇄했다. 브라질 경기 둔화로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생산라인이 정리 수순을 밟았다. 또한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평택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일부를 브라질 상파울루로 이전했다. 원가 절감은 물론 인접한 중남미 시장을 지속 공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LG전자 브라질 법인은 올해 들어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2015년 1447억원의 대뮤모 손실을 기록한 2015년 당시 부채비율은 527.8%에 달했다.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내며 부채를 감축한 덕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88.9%까지 낮아졌다. 올 상반기에는 부채총계 3941억원, 자본총계 522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75.4%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 시장의 핵심 거점인 LG전자 브라질 법인의 경우 경제 위기가 장기간 이어진 탓에 실적 부진이 이어졌지만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내며 선방해왔다"며 "통화(헤알화) 가치 등락에 따른 위험성이 높은 만큼 철저한 환헤지 전략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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