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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은 정말 '관종'일까 [thebell note]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15 08:10:5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리다고 무시했다가 물려죽을뻔 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 코멘트와 함께 올린 아기 호랑이를 안고 있는 SNS 동영상은 100만명 이상이 조회하며 화제를 모았다. 경쟁사인 롯데몰을 방문하고 신라면블랙과 왕뚜껑을 좋아한다고 올린 글은 기사화 됐다. 정 부회장의 반려견이 임신했다는 SNS글까지 기사가 되고 그 기사를 또 정 부회장은 재미있게 화답했다.

42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그는 SNS에서 이미 '셀럽'이다. 매일 서너개씩 글을 올려 일상을 공개하고 대중과 소통한다. 우스꽝스러운 사진으로 대중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물론 경쟁사 제품을 칭찬하는 대범한 행보도 보인다. 대중과 먼 거리에 있을법한 경영자가 보이는 의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열광한다.

은둔의 경영자, 권위주의적인 리더가 1세대 경영자의 모습이었다면 2세대 경영자들은 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수평적인 동반자의 모습을 보였다. 회장님이 구내식당에 나타나 직원들과 셀카를 찍어 화제를 모았던 일들이 불과 몇년 전이다.

이제는 경영자들이 더 아래로 내려와 대중을 만난다. SNS라는 공연성과 파급력을 가진 무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다. 권위나 비밀주의를 기꺼이 내려놓고 대중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업과 경영자 특히 오너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한국의 기업정서상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기 충분하다.

정 부회장이 방송에서 갑작스레 백종원으로부터 요청받아 사들인 못난이 감자는 이마트에서 완판을 했고 SNS에 올렸던 피코크의 진진 멘보샤 제품은 수십만개가 팔렸다. 대중들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닌 경영자가 직접 나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스로 셀럽을 자처하며 소비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트렌드까지 만든다. 직접 한 요리를 찍어 올리거나 방문한 매장을 공개하면서 대중이 따라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가 경영하는 사업 영역이 마트·이커머스·호텔·푸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대중을 잠재 소비자로 끌어당기는 효과를 낳는다.

자신의 일상을 대중에게 여과없이 보여주는 사람들을 흔히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이라고 부른다. 정 부회장에게도 관종이라는 별칭이 붙은 게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대중은 그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고 기꺼이 관심을 준다.

경영자가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가 실적을 좌우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의 관종끼는 이유있는 전략이다. 호감이미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물론 대중에게 간접체험을 유도하면서 소비자로 유입시키는 결과를 만든다.

마케팅 전문가 번트 슈미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기업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게 최대 마케팅 효과를 낳는 전략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의 관종끼는 결국 그 자신을 넘어 신세계그룹에 대중들의 시선이 쏠리게 하는 영리한 경영판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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