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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씨티은행장 이변 없나…물밑 작업 '한창' 유명순 수석부행장 '유력', 박장호 씨티증권 대표 '다크호스'

손현지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17 08:03:2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퇴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차기 행장 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가 보다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거론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임추위에서 후보자가 지명하면 내규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차례로 열어 인선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도 직접 씨티은행 아태그룹 CEO 등과 차기 후보자 선임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장은 선임 관례상 전임자의 의견이 중요하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박 행장의 임기 만료일인 10월 27일에 맞춰 진행했다. 통상 2~3개월 전에 CEO 인선에 돌입해야 하는 시중은행과는 달리 한국씨티은행은 최소 30일 이전에만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면 된다. 퇴진 의사를 밝힌 박 행장은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실질적인 업무수행을 마쳤다.

현재로선 차기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유력하다는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씨티은행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 수석부행장의 씨티은행 내 파트 포지션이 크다"며 "실적이나 성과도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 지지세력이 두텁다는 평이다. 유 부행장은 박 행장과 마찬가지로 '기업금융' 전문가로 불린다. 1987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해 대기업리스크부장, 다국적기업금융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14년 잠시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지점의 기업금융 총괄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유 부행장이 한국씨티그룹이 운영하는 후계자 양성제도인 CEO승계프로그램에 오래전부터 참가해왔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박 행장도 CEO승계프로그램을 거쳐 선임된 케이스다.

씨티그룹은 그룹차원에서 경영승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핵심인재검토(Talent Review) 절차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장을 포함해 주요 포지션을 담당하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역량을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행장의 자격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향후 후보자로 포함된다.

앞선 관계자는 "박 회장은 차기 행장으로 누가 가장 적절한지에 CEO승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시로 검토를 해왔다"면서 "사실상 좋은 평가를 받았던 유 부행장에게 2인자 역할을 맡겼던 것으로 보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IB업계에서는 차기 한국씨티은행장 하마평에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국대표를 거론하고 있다. 박 대표는 30년째 IB업계에 몸담고 있는 인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은행 중 굵직한 M&A, IPO 딜을 성사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가 사석에서 의지를 표하는 등 차기 행장 도전 의지를 내비쳐왔다"며 "사전 물밑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은 박 대표가 씨티그룹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가 두텁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장 선임 작업은 통상 내규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완료한다. 때문에 최종 결정권은 최대주주이자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가 향후 씨티그룹 아시아 헤드직을 맡고 싶다는 의사도 표명했었다"며 "씨티은행장 자리는 꼭 거쳐가야 하는 자리인 만큼 도전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업계에선 박 대표가 차기 행장으로 가기에는 허들이 높다는 평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업권 내 카르텔이 있다보니 IB맨인 박대표가 은행장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만약 임원으로 재임한다고 해도 직무는 소비자금융이나 기업금융 정도로 한정될 듯"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이 최근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로 이달 씨티그룹 본사 차기 CEO로 제인 프레이저 대표를 낙점했다. 그는 소비자금융, WM, 소매금융 등 다양한 사업부문과 지역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신뢰가 두터웠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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