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큰 손 이지스운용, 리츠 확대 행보 '성큼' ⑫진출 2년 만에 상장 리츠 2개 확보…싱가포르 별도 AMC 설립 추진
고진영 기자공개 2020-09-25 09:46:12
[편집자주]
리츠(REITs)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백화점, 아울렛, 호텔, 아파트까지 다양한 부동산 물건이다. 규제완화와 세제혜택 등 정부의 유인책 확대와 투자처 확대를 노리는 시장 관계자들 덕분에 리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조원을 넘어섰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리츠AMC와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점한 이지스자산운용이 리츠 시장에서도 과감한 행보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업비 1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리츠에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 중이다. 후발주자이다 보니 아직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상장 리츠를 연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은 이미 확실히 세웠다는 평가다.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총 4개의 리츠를 운용하고 있다. 7월 기준 운용자산(수탁자산) 규모로 따지면 1696억원, 시장 점유율은 0.32%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말 운용자산 624억원(점유율 0.13%)에 비해 배이상 성장했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수익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리츠를 통해 27억원가량을 벌었으며 이 가운데 수수료가 1억7000만원, 매입보수가 25억원을 채웠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7.26% 수준이다. 아직 의미있는 규모로는 보기 어렵지만 사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성에 더 무게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리츠시장에 꽤 늦게 합류한 편이다. 애초 진출길이 막혀 있었는데 2016년 국토교통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산운용사와 리츠AMC(자산관리회사)의 겸영을 허용하면서 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리츠시장에 등장했고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6월 설립인가를 받았다.
그 뒤 첫 상품을 내놓은 것은 9개월 만인 2019년 3월이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청년주택을 개발하는 '이지스 청년주택 제1호’ 리츠로 총 사업비 1876억원이 투입됐다. 이후로도 주택을 중심으로 리츠사업을 꾸리면서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담는 재간접 리츠도 설립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보유 리츠 4개 가운데 절반이 상장 리츠라는 부분이다.
이달 기준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가 12개뿐인데 이지스자산운용이 이중 2개를 진행했다. 상장 리츠를 2개 이상 가진 AMC는 점유율 1위인 코람코자산신탁(2개)을 제외하면 이지스자산운용 뿐이다. 리츠가 기본적으로 상장을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 부동산간접투자 기회를 늘려주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는 점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은 리츠의 본래 취지에 매우 충실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리츠 상장 과정에서 적잖은 난관을 겪기도 했다. 우선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는 올해 7월에서야 코스피에 입성했다. 당초 지난해 11월 상장을 준비했으나 법률적 이슈로 일정이 미뤄진 탓이다. 해당 리츠는 서울시 중구 태평로 빌딩, 제주도 서귀포시 켄싱턴호텔을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펀드 2종의 수익증권을 편입하는 형태로 계획됐던 재간접 리츠 상품이다.
하지만 국내 첫 재간접 공모리츠로 시도한 사례인 만큼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 모자(母子)구조의 형태, '10%룰' 등이 문제돼 제동이 걸렸다. 자본시장법에서 공모리츠가 사모부동산펀드의 지분을 10%이상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올해 3월 이 10%룰이 완화된 덕분에 마침내 상장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호텔이 기초자산에서 빠졌고 공모규모도 2365억원에서 1185억원 선으로 축소됐다.
이지스레지던스 리츠 역시 인가신청 당시에는 10%룰에 위반돼 승인이 다소 늦어졌으나 지난달 무사히 상장에 성공했다. 투자대상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재의 `부평더샵`이다. 시세 대비 30% 싼 가격으로 매입했기 때문이 투자 보전성이 높고,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가치평가가 용이하다는 측면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추가적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은 총사업비가 4300억원 이상인 청년주택사업을 리츠를 통해 추진 중이다. 아직 설립절차가 진행 중이고 인가는 10월경 날 전망인데 규모를 감안하면 출범과 함께 운용자산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국내 밖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싱가포르에 리츠AMC를 설립 중이며 기존에 투자했던 해외부동산을 편입하고 현지에 상장하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는 싱가포르 해외법인(IGIS ASIA)과 별도로 세워진다. 수장으로 선입된 백경욱 법인장이 지난달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사업에 속도가 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는 리츠 시장이 선진화돼 대부분의 리츠가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데 이지스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편입과 매각이 계속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AMC의 부동산 전문 역량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이 그간 부동산펀드를 통해 쌓은 네트워크와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성장속도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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