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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해태제과, 아이스크림 사업 매각 1년만에 마침표방향 전략 수정·기업심사 승인 허들 넘어

노아름 기자공개 2020-10-07 10:21:3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14: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여간 진행돼 왔던 해태아이스크림 매각 작업이 최종 마무리됐다. 이번 딜은 원매자 물색에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감독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 거래 과정 전반에 어려움이 산적했었다. 다만 매도자-인수자 등 각 주체의 줄다리기 협상과 이해당사자들의 치열한 협의 끝에 난이도가 높은 딜이 종결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거래가 잔금납입을 끝으로 지난 5일 종결됐다. 빙그레는 해태제과에서 물적분할한 신설회사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만주를 1325억원에 매입했다. 빙그레는 기존 보유자금을 활용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시점은 지난해 10월 무렵이다. 이후 약 1년만에 새 주인을 찾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매각 대상과 전략에 대한 수정 끝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영권을 품게 됐다.

해태제과는 당초 해태아이스크림을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고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에 접촉했다. 시장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동종업 경쟁사에 인수 기회를 부여할 경우 기업 주요정보 등 기밀 유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잠재적 원매자를 FI로 한정한 데에는 시장 점유율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식품·유통업계의 분위기도 한몫했다.

매각 절차 마무리 시점을 올 여름으로 예상했던 해태제과는 거래 종결성을 감안해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중견 PEF를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소수의 원매자를 초청해 제한적 경쟁입찰을 거치려던 매각 측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바밤바', '누가바' 등 대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높지만 실적과 시장 경쟁상황을 감안하면 FI의 관심을 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최근 2년간(2017~2019년) 매출이 뒷걸음질 쳤고, 수익성 지표도 제자리 걸음을 반복했다. 2017년에는 169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지만 2018년 1679억원, 2019년 1507억원 등 외형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해 1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매각 측은 마케팅 전략을 수정했다. 식품 혹은 빙과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적투자자(SI) 또한 잠재적 원매자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매각 측의 판단은 적중했다. 빙그레가 관심을 보였고, 지난 3월 계약금을 납입하며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 양사는 자본시장에서 인연이 깊다. 양사는 2008년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긴장관계를 형성했지만, 이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전에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전략적으로 딜에 임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시장에서는 빙과사업을 지속했던 빙그레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통한 점유율 증가 △수출 판로 확대에 따른 실적 증대 등 '히든 밸류'를 감안해 해태아이스크림에 투자 매력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고 풀이했다.

이후 남겨진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였다. 동종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간 인수합병인데다 이미 양사의 시장점유율이 상당해 공정위 허들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의 경쟁 제한성과 집중도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는 HHI 지표 상으로는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시 HHI 증분(기업결합 전후 상황에서 산출된 HHI의 차)이 823.14로 안전지대(150 미만)를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일부 사업부 분리매각 혹은 향후 수년간 가격 동결 등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다만 심사당국이 업태별로 개별 시장을 나누거나 혹은 고용유지 등 정량평가 항목에 비중을 둘 경우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인수자 측이 △오프라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가두점 매출 △유제품 등 원재료 생산·유통 현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 아이스크림 시장을 보다 광범위하게 획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의 꼼꼼한 심사 끝에 빙그레는 지난달 28일 기업결합 승인 관문을 넘게 됐다. 이후 추석 연후 직후인 지난 5일 곧바로 잔금을 납입하며 거래절차를 최종 종결했다.

이번 M&A는 빙과시장의 재편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 업계 관심이 많았다. 빙과 시장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베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이외에 롯데그룹 계열(롯데제과·롯데푸드)와 빙그레 및 해태 등이 과점하고 있다. 이번 M&A가 마무리 된다면 빙그레는 하드, 콘류를 생산하는 단일사업자 중에서 1위(시장점유율 기준)로 발돋움하게 된다.

단번에 점유율을 끌어올린 빙그레에게 남은 과제는 프리미엄 빙과 사업자와의 주도권 경쟁이다. 앞서 빙과업계는 아이스크림 시장의 판촉경쟁 및 가격정찰제 도입 이후 돌파구 모색 차원에서 고급 디저트 형식의 고품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생산을 고민해왔다. 해태아이스크림 역시 유기농, 저열량의 고품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출시를 염두에 두고 이를 위한 자본확충 작업 또한 이번 구주매각과 병행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빙그레가 프리미엄 상품 개발 및 유통채널 내 전용 냉장시설 확보 등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계장치와 판매장비 구입 등을 위한 투자가 이뤄진 뒤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미래 창출가능한 현금흐름(FCFF)을 추정할 경우 해태아이스크림이 오는 2024년에는 연간 약 110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 효과 등을 감안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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