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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코로나에도 튼튼, 베트남서 '점프업' 꿈꾸는 농협은행②부실관리 주력, NPL 0% 달성…'국내 대기업→현지 기업' 확장 목표

이은솔 기자공개 2020-11-10 07:50:23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3.0 시대에 접어들면서 확장세가 더 빨라졌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맞춘 동남아 공략과 선진국 투자금융(IB)에 도전하며 드라이브를 걸던 단계였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형태로 글로벌 시장을 재조정하고 있다. 언택트(비대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영전략 전반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급변한 환경을 맞아 각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어떤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또 지난 반기 동안 습득한 대응 노하우는 무엇인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지점은 농협은행이 아시아지역에 최초로 개설한 해외점포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진입해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했다. 베트남을 신남방 진출 최우선 기지로 삼고자 했다.

7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 하노이지점은 글로벌 진출 후발 주자인 농협은행의 해외 부문 성과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우량한 현지 국영기업들과의 거래도 차츰 늘려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신을 크게 늘리지 못했지만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춰 고정이하여신(NPL) 0%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 대기업 주선하며 성장, 현지 기업과 교류 확대

2013년 농협은행이 하노이에 개소한 사무소는 2016년말 지점으로 승격했다. 현재는 조승국 지점장(사진)을 비롯한 주재원 6명과 현지직원 21명을 포함해 총 27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 지점장은 농협은행 본점 자금부에서 근무하다 2018년 1월 하노이지점으로 파견됐다.

하노이지점은 최근 수년 간 가파른 대출자산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8년말 2600만달러였던 대출자산은 2019년말 1억6000만달러로 훌쩍 늘었다. 2020년 상반기말 기준 자산은 1억9100만달러로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타격에도 불구하고 전년 말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러한 '점프업'의 비법은 지난해 주선한 대규모 신디케이트론이다. 하노이지점의 주요 고객은 대부분 국내 기업의 베트남 법인이다. 국내 기업들에게 농협은행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지만 그동안 기업금융보다는 소매금융이나 농업유통에 주력해온 특성상 기업금융 시장에서 바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교민들의 SNS 커뮤니티에 홍보글도 올리고 지역 내 기업 법인장들 모임에 참석하며 대면 영업에도 활발하게 나섰다.

그러던 중 지난해 농협은행 본점의 도움을 받아 국내 대기업 신디케이트론의 주선은행으로 선정됐다. 당시 해당 기업이 대규모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을 건설하면서 7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차입했는데 농협은행이 주선과 함께 이중 1억달러를 지원했다.

동시에 원리금 상환 분배와 은행간 자금 유통 등을 담당하는 자금관리은행 역할도 맡게 됐다. 이를 통해 하노이 지점은 대출약정금액이 크게 늘었을뿐만 아니라 예대율이나 유동성비율 등 현지 당국의 감독 비율 준수도 수월해졌다. 대규모 딜을 수행하면서 기업금융 역량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중견기업과 현지 기업으로 고객 풀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이나 현대차, LG와 같은 대기업들도 베트남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대기업에 1차, 2차로 부품을 납품하는 벤더 회사들은 현지에서의 재투자 규모도 크고 굉장히 우량하다는 게 조승국 지점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베트남 현지 기업과의 거래도 물꼬를 텄다. 최근 베트남국영기업인 석탄광물공사(Vinacomin)와 베트남전력공사(EVN)의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했다. 국내 기업들과의 거래와는 완전히 다른 네트워크나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였기 때문에 본점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로 판단했다.

조 지점장은 "달러대출은 베트남 현지은행보다 한국 은행들이 더 경쟁력을 가진다"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의 건실한 벤더사와 우량한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 하노이 지점 전경

◇코로나 이후 '건전성' 주력, NPL비율 '0%' 기록

준비없이 닥친 코로나19는 베트남 경제상황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베트남은 외환 보유고를 늘리고 환율 관리를 강화하며 금융 시장의 변동폭이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크지 않았다. 현지 중앙은행도 부채와 이자 상환기간을 조정하고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업체의 부실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은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각각 3~5월, 7~8월 사이 대체사업장을 만들어 순환근무 체제로 운영했다.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사업장까지 만드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유사시 업무 연속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NPL비율이 0%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영업하는 일부 제조업 벤더사들 중 부실이 발생해 은행 연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겼고, 현지 진출한 일부 은행들은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대출 잔액을 줄이는 역성장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은 여신을 확대하면서 건전성도 유지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방어적으로 여신을 확대했고 모니터링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조 지점장은 "농협은행은 베트남 내 영업기구가 하노이지점 한 곳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부실이 발생하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했다"며 "보수적으로 여신을 확대해왔고 고객들과 유선으로 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부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지점은 2018년 흑자전환했고 지난해 25억원 가량의 순익을 거뒀다. 올해 순익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사 방문과 타 지역으로의 출장이 막히면서 여신 확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순익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지점장은 "베트남은 한국처럼 제사도 지낼 정도로 공통점이 많고 올해는 현대차가 도요타의 판매량을 제칠 정도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다"며 "중국의 생산 기지 역할을 물려받아 앞으로 훨씬 성장할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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