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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KCGI 효과? 한진칼 지배구조 성적 C→A '껑충'5년동안 'C'등급, 개선 의지 없어…KCGI 등장으로 변화 시작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26 09:08:0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3일 15: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눈에 띄게 지배구조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KCGI는 2018년 11월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외치며 시장에 등장한 뒤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꾸준히 매집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진칼은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병행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서왔다.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고 호응을 이끌어내는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은 경영권 분쟁과 더불어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내년엔 지배구조 성적이 더 좋아질 거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ESG 평가에서 환경(E) B, 사회책임(S) B, 지배구조(G) A로 통합등급 B+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지배구조가 C에서 A로 대폭 상향됐고 사회책임은 A에서 B로 떨어졌다. 이를 종합한 통합등급은 C에서 B+로 한단계 올라갔다.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간의 등급을 살펴봐도 눈에 띄는 건 단연 지배구조 항목이다. 한진칼은 2015년 첫 평가에서 지배구조부문 C를 받은 이래 단 한번도 등급이 바뀐 적이 없었다. 5년 연속 'C' 그대로였다. 사실상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환경과 사회책임 역시 2018년까지는 B 이하였다가 작년에 B, A로 각각 업그레이드됐다.

KCGS 기준에서 C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큰 상태다. S(탁월)부터 D(취약)까지 일곱 단계의 등급 중 여섯 번째로 '취약'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진칼 입장에서는 ESG 등급이 비재무적 요소로서 당장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아 적극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A등급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적은 '우수' 단계다. 이는 KCGS가 작년(2019년) 한 해동안 이뤄진 한진칼의 각종 활동들을 평가해 부여한 등급이다. 평가대상기간(2019 사업연도) 이후라 하더라도 중대한 사건에 대해선 추가 심의를 거쳐 등급 조정이 진행됐다.

지배구조 등급이 높아진 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경영 투명성 활동을 지속한 결과로 보인다. 한진칼은 작년 11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사회 내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을 설치했다. 특히 해당 위원회들을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통상적인 경우보다 좀 더 주주권익 보호에 힘썼다는 평을 들었다.

올 초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분리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했던 기존 규정을 이사회 선출에 맡긴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물론 이사회 뜻에 따라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할 수는 있다. 현재는 사외이사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재계에서는 한진칼이 사실상 올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고 본다. 반도건설 및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빠르게 덩치를 키우던 KCGI에 대항하려면 나머지 주주들의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현 경영진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선 미래 청사진 제시와 함께 체질개선 의지가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KCGI가 꾸준히 제안해오던 지배구조 개선안을 일부 수용하기도 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 도입과 보상위원회 설치 등이 그것이다. 이는 KCGI의 요구사항 중에는 한진칼의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귀담아들을 내용이 있다는 의미다. 한진칼 역시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승리 전략으로 KCGI의 제안을 취하는 방법을 택했다.

KCGI가 초반 한진칼과 더불어 지분율을 높이던 ㈜한진도 지배구조 등급이 작년 B에서 올해 B+로 한 단계 상향됐다. 다만 사회책임이 B+에서 C로 떨어지며 통합등급은 기존과 동일한 B로 유지됐다. ㈜한진 역시 작년 11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사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진칼은 KCGI 등 3자연합의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 측을 5~6% 가량 앞선 상태인데다 ㈜한진 역시 경방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면 내년 ESG 성적이 올해보다 더 좋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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