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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출신 각축전 된 손보협회장 인선 '막전막후' 회추위원간 지지 후보 물밑 경쟁, 정지원 이사장 막판 등장에 교통정리

이은솔 기자공개 2020-11-03 09:15:1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4: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 출신 인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손해보험협회장 인사가 윤곽을 드러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갑작스레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김용덕 회장의 연임이 한 때 유력시되다 혼돈세로 치닫더니 예상치 못한 결과로 끝을 맺었다.

이에 따라 회추위 논의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또 실제 투명성을 갖고 절차가 진행된 것인지 여부 등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손해보험협회 3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내주 중 한 차례 더 회추위를 열어 정 이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하고 전체 손보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투표를 거쳐 회장 인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손보협회 회장 선출 절차는 각기 손해보험회사를 대표하는 6명의 이사들이 회추위에 참여해 투표를 거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 회추위에서는 특정 회사를 대표하는 일부 이사들이 후보 선정을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들 회사에서 지지한 후보가 아닌 정재계 인맥이 두터운 인사를 최총 후보에 올리게 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번 손보협회장 선출에 정권 의중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이번 손보협회 차기 회장 인선의 가장 큰 변수는 김용덕 손보협회장의 연임 여부였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이 업계 대선배여서 후배들은 도전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각축전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손보협회장 인선이 공식화된 건 지난달 21일이다. 이날 손보협회는 1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었다. 회추위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코리안리 등 6개 이사진 참여 회사 대표이사와 장동한 보험학회장, 성주호 리스크관리 학회장으로 구성된다.

행시 15기 출신인 김 회장 뒤를 이을 후보 중 한명으로 올랐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은 행시 19기, 진웅섭 전 금감원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행시 28기다. 관료 문화 특성상 행정고시 기수의 위계가 분명하다. 선후배가 동시에 후보자에 오를 경우 후배가 자진 사임하는 경우도 잦다. 김 회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행시 후배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던 셈이다.

관료 외 민간 후보 중에서는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강 사장은 2014년과 2017년에도 손보협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물로 이번 인선에서도 공공연하게 출마 의지를 밝혔다. 메리츠화재 측 대표로 손보협회 회추위에 포함된 이사 역시 강 이사를 적극 지원했다.

강 사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보험개발원장, 롯데손보 사외이사를 거쳐 2015년 메리츠화재 윤리경영실 사장으로 부임했다. 지금의 자리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로 5년간 근무해 퇴임 여부도 논의되던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강 사장이 협회장으로 추대되면 시기도 적절하고 자사가 협회 내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손보협회 이사회에 참여한 손해보험사의 고위 관계자는 "업권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 정권이나 국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장을 원하는 건 공통 사항"이라면서도 "다만 그 안에서 경쟁사가 추천하는 인물은 반대하고 가능한 자사와 연이 닿는 인물들을 지지하는 등 물밑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경쟁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인선 막바지에 등장한 정지원 이사장에 무게가 실렸다. 정 이사장은 2017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될 때도 이전까지는 장차관급 인사가 영전되던 자리에 금융위 상임위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부임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현 정권 출범 초기였기 때문에 공공기관과 협회 인사는 곧 정권의 의중이 반영된 자리로 해석돼 이목이 집중됐다. 정 이사장은 또한 부산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인 '부금회' 멤버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등과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참여한 한 손해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현 회장이 연임 의지가 없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정권과 여당의 논의를 거친 제 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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