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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손보협회장에 거는 기대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7-11-13 10:24:13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0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6일 김용덕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이 취임했다. 3년의 임기로 업무 수행에 나선 그의 표정은 단호하고 자신감 넘쳤다. 취임식에서 김 회장은 "보험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신뢰"라며 "체감할 수 있는 '작지만 빠른' 개선 사항부터 실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유력 후보로 거론될 당시부터 이례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손보협회가 5대 금융협회 가운데 가장 먼저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터라 타 협회장 인선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막상 첫 타석에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 회장이 들어서자 시장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관피아'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고, 일각에선 그의 장관 이력을 거론하며 부담스러운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생명보험협회도 김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인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맏형 격으로 여겨지는 은행연합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고령의 전직 관료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암묵적인 '격'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라면 5대 금융협회장 회의에서 상석을 두고 눈치 싸움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손보협회의 존재감이 사뭇 달라져 보인다.

하지만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협회장은 명예로운 자리지만 동시에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하는 중책이 따른다. 해묵은 그의 이력에 갇혀 정작 협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김 회장은 2년 전 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금융산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금융산업의 위상과 경쟁력이 취약하고, 좁은 국내 시장에서 지나친 과당경쟁과 쏠림현상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취약한 위험 관리 역량과 금융사의 지배구조의 취약성 역시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가만보면 이는 손해보험 업계를 관통하는 지적이기도 하다.

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사는 새로운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 회계제도의 근간에 메스를 대는 대대적인 작업이다. 업계의 볼멘 소리조차 자칫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뛰어넘진 못한다. 여기에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실손보험료 인하 문제는 손보업계와 정부, 그리고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팽팽한 줄다리기만 맥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골 결정력'이 약하다며 민간 출신 협회장의 한계를 푸념해온 업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발로 뛰는 리더십을 약속한 김 회장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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