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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하나금융, 보수적 충당금 적립으로 잠재 리스크 커버 '올인'코로나19·사모펀드 여파에 추가 충당금 2325억…원금·이자 유예, 돌발 변수 주목

고설봉 기자공개 2020-11-03 09:15:5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잠재 리스크를 얼만큼 통제할 수 있을까.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미래에 닥칠수 있는 리스크에 선제 대응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부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최대한 보수적으로 여신 관리에 돌입했다.

하지만 잠재 리스크는 여전히 있다는 평가다. 원금·이자 유예 상품의 리스크가 표면화 되지 않고 이연되는 만큼 일순간 부실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현재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 지표도 일부 하락할 여지가 있다.

◇높아진 대손비용률, NPL 증가세보다 빨라

올 3분기 하나금융은 대손비용률(Credit Cost Ratio·이하 CCR)은 예년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아졌다. 올 1분기 0.13% 수준이었던 CCR이 올 2분기 0.27%로 증가한 뒤 3분기 0.24%로 일부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 0.17% 대비 약 0.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CCR은 고정이하여신을 대손충당금 전입액으로 나눈 값이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충당금 부담 수준을 나타낸다. 이 수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는 뜻이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대손비용률이 높아지면 그만큼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실제 올해 하나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역대 손꼽힐 만큼 큰 규모다. 올 3분기 충당금 등 전입액은 1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008억원 대비 70% 가량 늘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연간 충당금 적립액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연간 518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올해는 3분기 만에 570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올 4분기 충당금 추가 적립 이슈가 있는 만큼 역대급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은 향후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 여신에 대해 미리 충당금을 설정했다. 더불어 사모펀드 이슈 관련 고객 보상금 등을 지급하면서 사전에 일부 금액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실제 코로나19 및 고객 보상금 관련 충당금을 제외하면 올 3분기 대손비용률은 0.15%로 집계된다. 0.15%라는 수치는 최근 하나금융이 유지해왔던 대손비용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다. 다만 올 1분기 0.13%로 비율을 낮췄던 가운데 다시 대손비용률이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나금융은 올 3분기 누적 총 5704억원 규모 대손충당금을 신규로 적립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및 사모펀드 관련 고객 보상금 이슈 등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적립한 충당금은 약 2325억원 규모다. 나머지 약 3379억원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맞춰 금감원에서 권고하는 수준으로 적립한 충당금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이 약 2325억원의 별도 충당금을 적립한 것은 그만큼 올해 돌발 이슈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올해 추가 리스크가 발생했거나, 향후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여신이 많아졌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고, 최대한 버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만 3분기 누적 기준 코로나19 및 사모펀드 이슈 관련 충당금은 별도 계상하지 않았다. 다만 2분기 1745억원과 3분기 580억원 등 추가 충당금 적립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일회성 비용 예측 범위 확대 필요성

하지만의 하나금융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자산 및 자산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추가 충당금 적립의 당위성이 설명되지 않는다. 총여신·위험가중자산·정상여신·고정이하여신 등의 현황은 실제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총여신 대비 위험가중자산(RWA)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말 210조670억원을 기록했던 RWA는 올 3분기 225조290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286조4800억원에서 311조41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른 총여신 대비 RWA비율은 73.33%에서 72.43%로 하락했다.

더불어 고정이하여신(NPL)도 지난해 말부터 올 3분기까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정상여신은 지난해 말 282조6880억원에서 올 3분기 306조981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NPL)은1조3630억원에서 1조288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NPL비율은 0.3%에서 0.27%로 하락했고, NPL커버리지비율은 109.6%에서 128.4%로 크게 상승했다. 총여신에서 위험요소가 줄었다는 뜻이다.

다만 하나금융의 NPL 감소는 실제 리스크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오히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올 3월부터 시작된 원금·이자 유예에 따른 여신 관련 각종 수치의 착시효과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전에 위험도를 거르지 못한 ‘깜깜이 여신’이 증가한 것으로 향후 리스크의 크기와 강도를 더 키울 수 있는 시한폭단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깜깜이 여신의 증가는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다. 올 3분기 기점으로 발표한 자산건전성지표들에 대한 신뢰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원금·이자 유예한 여신에 대해서는 RWA 산정을 정상 여신과 동일하게 한다. 정책적으로 원금·이자를 유예한 만큼 연체 등이 발생하지 않아 정상으로 보지 않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9월 말 해당 프로그램이 종료되지 않고 한 차례 연기된 만큼 하나금융의 리스크도 이연됐다. 현재 원금·이자 유예를 신청한 차주들의 신용 및 재무 여력 등이 낮아진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여신들이 일시에 NPL로 분류될 경우 하나금융의 RWA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BIS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효상 하나금융그룹 부사장(CRO)은 “사모펀드 관련해서 쌓은 충당금을 일회성이기 때문에 내년까지 이슈가 이연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예 상품에 대해서는 아직 적극적으로 충당금 쌓지 않았지만 기대신용손실을 기존 스테이지 1에서 스테이지 2로 변경해 대응하는 것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신용손실은 채무상품·리스채권·대출약정·금융보증계약에 대해 기대신용손실모형에 따라 손상을 인식한다. 스테이지(STAGE) 1, 2, 3의 총 3단계로 나눈다. 금융자산 최초 인식 후 신용위험의 증가 정도에 따라 1단계의 경우 12개월 이내, 2단계부터는 전체기간에 대해 기대신용손실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실충당금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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