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중견 패션]신원 내수부문, ‘쑈윈도’로 심폐소생하나④종합패션몰 상품 중개수수료 수익 기대, 2022년 400억 온라인 매출 목표
김선호 기자공개 2020-11-10 08:16:03
[편집자주]
국내 중견 패션업체는 대기업 덩치에 눌리고 신생 기업 성장에 치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발판으로 패션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벨이 중견 패션업체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원은 종합패션 커머스 ‘쑈윈도(SHOWINDOW)’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는 내수부문이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이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신원의 사업부문은 크게 수출과 내수(패션)로 구성된다. 수출부문은 해외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사개발생산), 내수부문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생산해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내수부문은 여성복에서는 론칭한 지 20년이 넘는 베스띠벨리(BESTI BELLI), 씨(SI)와 남성복에서는 지이크(SIEG), 파렌하이트(FAHRENHEIT)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인지도 하락으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내수부문장 ‘이장훈→김유진’ 부사장 교체
신원은 내수부문의 실적 회복을 위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마크엠’ 브랜드를 출시했다. 먼저 2017년 중국에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잇따라 국내에 론칭하며 내수부문 매출을 끌어오릴 계획이었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뉴트로(새로움·복고) 콘셉트로 패션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고자 했다.
마크엠 브랜드에 거는 기대도 상당했다. 기존 보유한 브랜드가 30대 이상을 주 타깃으로 했다면 마크엠을 통해 10대와 20대까지 소비자층을 전폭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국내 시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을 관통해 전폭적인 매출 증가를 이뤄내고자 했다. 마크엠 브랜드에서만 2023년 6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지난해에는 내수부문장을 교체하며 이러한 사업 전략에 더욱 힘을 가했다. 이전 내수부문장을 책임졌던 1967년생 이장훈 전 부사장이 물러나고 김유진 부사장 체제로 전환되면서다. 1970년생인 김 부사장은 홍익대 광고디자인 석사, 국민대 브랜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랜드·세정을 거쳐 2018년 루이까또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김 부사장 체제 속에서도 내수부문의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내수부문의 브랜드사업 순매출은 2017년 2543억원에서 지난해 1942억원으로 감소했다. 마크엠 점포가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8개, 국내 7개로 증가했지만 브랜드사업 전체 매출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매출 감소 속에 영업적자는 더욱 커졌다. 올해 상반기 브랜드사업의 영업적자는 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3.3% 증가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수익성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출혈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에 신원 관계자는 "새로운 출시된 브랜드가 소비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마케팅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E-Biz 사업부’ 역량 강화…외부사와 ‘협업’
신원은 올해 온라인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내수부문 안에 신설된 E-Biz 사업부는 기존 온라인 ‘신원몰’을 대체해 외부 업체의 브랜드도 입점 가능한 편집숍 형태의 플랫폼 ‘쑈윈도’를 올해 9월 출시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한 사업전략이라는 게 신원 측의 설명이다. 또한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수익 구조로는 더 이상 브랜드사업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원에 따르면 쑈윈도 론칭을 바탕으로 언택트 구매를 강화해 2021년 300억원, 2022년 400억원의 온라인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신원의 자사 브랜드 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의 상품 판매를 통한 중개수수료 수익까지 얻어 내수부문의 흑자전환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쑈윈도에 입점한 외부 업체의 브랜드는 약 60여개다.
또한 침체된 기존 브랜드에도 외부 온라인 유통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온라인 채널에서의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롯데ON, 무신사 등의 유통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신원으로서는 수출부문의 성장과 함께 내수부문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시 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류 제조사업에 이어 쑈윈도를 통한 온라인 판매사로서의 도약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로 이어져 위기 대응 역량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원 관계자는 “쑈윈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그 이후(포스트 코로나19)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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