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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물류자회사 출범]"설립 철회 안했다"…계약선사 '선박금융' 고민금융권 "포스코 보고 대출해준것, 자회사로 이관 어려워"

박상희 기자공개 2020-11-16 11:26:47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물동량 약 1억6000만톤, 물류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화주다. 국내 대형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기업이 없는 기업이기도하다. 돌연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물류·해운업계는 기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최초 재무통 출신 CEO인 최정우 회장의 물류비 혁신 '승부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1: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설립 철회를 부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약 관계에 있는 선사들의 선박금융 이슈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선주협회는 12일 "포스코가 물류자회사 설립계획을 철회한 것은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산업과 해운산업이 상생 협력으로 우리 경제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양보한 ‘통 큰 결단'이었고, 우리 경제의 좋은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물류자회사 설립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립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는데, 선주협회가 그 결정을 환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내 설립을 목표로 물류 자회사 설립 추진은 내부적으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는 포스코가 물류자회사 설립 강행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고민거리가 선사들의 선박금융 이슈다.

해운선사는 통상적으로 선단 확보가 주요 영업 경쟁력인만큼 대규모 선단 도입을 위해 선박 구매(또는 신조)시 70~100%의 선박금융을 활용한다. 특히 포스코 등 대형화주와의 건화물선 장기계약위주로 사업영역을 재편한 선사들은 용선보다 사선 위주의 선단구성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선단 확보를 위한 선박금융 차입금 규모가 상당하다.

선박금융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이 주로 대주단 역할을 한다. 선박금융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고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주체는 해운사들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선사가 장기운송계약을 맺은 화주의 신용도 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포스코는 국내 최고 수준의 우량 화주다.

A선사 관계자는 "포스코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여기에 투입될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일으키는 선박금융은 금융권에서 사실상 포스코를 보고 해주는 것"이라면서 "물류계약 상대방이 포스코가 아니라 물류 자회사로 바뀌게 됐을 때 금융권에서 선박금융을 그대로 보전해 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슈는 포스코와 계약 관계에 있는 해운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자 해운사들은 계약 대상이 포스코에서 자회사로 바뀌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공동으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포스코와 장기운송계약을 맺은 대한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은 김장법률사무소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포스코는 물류 자회사 설립 관련 법률 자문사로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했다.

B선사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물류 자회사가 포스코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신생회사라 금융권과의 거래 트랙레코드가 없어 금융권에서 포스코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할 수가 없다"면서 "장기운송 계약 주체가 포스코에서 물류 자회사로 바뀌었을 때 선박금융 리파이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리스크가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실 선박금융 이슈는 해운선사들의 문제이지 포스코가 당면한 과제는 아니다. 포스코가 선박금융 이슈에도 불구하고 물류 자회사 설립을 강행할 수는 있다. 다만 이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화주로서 선주들과의 오랜 기간 상생을 강조해온 포스코 이미지에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포스코가 선박금융 이슈 등을 비롯해 계약관계에 있는 선사들이 직면한 여러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때까지 물류 자회사 설립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전략기획본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물류통합TF장은 전략기획본부 소속 김복태 전무가 맡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선박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권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선사들의 선박금융 리스크를 해결할 묘수를 찾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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