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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아문디를 움직이는 사람들]23년의 결실 '신사의 품격' 강세기 대체투자부문장④외국계 커리어 위주 대체투자 '한우물'…후발주자 NH아문디 대체투자 개척 '선봉'

김진현 기자공개 2020-11-18 13:19:53

[편집자주]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농협금융지주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합작법인으로 2003년 출범했다. 양 주주사의 가치관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 채권, 대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연간 약 10조원씩 몸집을 키우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2017년 20조원대였던 운용자산(AUM)은 어느덧 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차분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 직원들은 강세기 대체투자부문장(CIO)을 '신사'라 부른다. 점잖은 그의 태도에서 신사의 품격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한 길만 걸어온 그의 경력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23년간 흔들리지 않고 대체투자라는 한 우물만 파온 그다. 낮은 목소리와 차분한 말씨에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배어나면서 점잖은 태도가 형성된 거다.

◇부동산이 바꾼 진로, 대체투자 전문가 '자리매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GS리테일로 알려진 당시 LG그룹의 유통부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여느 사회초년생처럼 졸업 후 안정적인 대기업에 취직하는 길을 택했다.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그는 문득 부동산에 관심을 두게 됐다. 사람이 거주하는 부동산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어떤 부동산과 만나느냐에 따라서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그에겐 뜻 깊었다.

이 자산을 이용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또 그 가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해 향유할 수 있다면 자신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부동산이란 자산이 주는 묘한 매력은 그를 끌어당겼다. 유학길에 올라 MBA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로 돌아와 199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취업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무렵 한국 정부는 국제금융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였다. 기업 파산과 해고가 빈번하던 시기여서 자연스럽게 준정부기관인 한국자산관리 공사에 취업하게 됐다.

그는 당시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부실 기업의 잔여자산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면서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론스타어드바이저스를 상대하는 업무도 많았다. 그의 가능성과 업무처리 능력을 높게 본 론스타어드바이저스는 그를 영입했고 그는 2006년까지 론스타어드바이저스에서 부동산 감정, 실사, 인수 등 업무를 맡아 오며 자신의 역량을 쌓아갔다.

2006년 미국계 일본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시아퍼시픽랜드의 한국지사장을 맡으며 다시 한번 그는 외국계 운용사와 연을 맺게 된다. 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시아퍼시픽랜드는 일본의 버블 경제 붕괴 이후 도쿄 지사를 기점으로 부실 부동산을 매입·처분하면서 빠르게 성장한 회사다. 부동산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곳으로 그의 역량을 한층 키워준 곳이다.

그는 한국지사장을 역임하며 국내 투자부문을 총괄하다 2008년부터 삼정KPMG 산하 삼정투자자문에서 근무하게 됐다. 국내 연기금,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를 주요 고객으로 국내외 부동산 등에 대한 자문을 하며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늘려왔다.

오랜 기간 부동산, 인프라, 부실채권(NPL)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해 실무를 해오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체투자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대체투자부문 사업 진출을 고심하던 NH아문디자산운용이 그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안했다. 대체투자부문 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달라는 거였다.

그 역시 쉽지 않은 길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 또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겠느냐는 생각에 어려운 제안을 수락했다. 금융그룹 산하 자산운용사에서 어느정도 지원을 받으며 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했다.

◇첫 '딜 클로징' 쾌거...공모 부동산 펀드 '출격 준비'

2015년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한 그는 우선 조직을 세팅하는 데 주력했다. 타 금융그룹이 이미 선제적으로 계열 자산운용사를 통해 대체투자부문 확대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는 좀 더 장기적인 목표로 기초부터 쌓아가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이탈 없이 장기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과 조직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우선 자신이 그려나갈 조직의 미래상을 전달하고 영입을 타진했다. 업계의 인력 풀이 넓지도 않은데다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딜을 만들 때 좀 더 수월할 거란 판단도 있었다. 그 덕에 NH아문디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은 타 운용사에 비해 자산운용사간 수평이동을 통해 이직해온 이들이 적다.

이 부분이 NH아문디자산운용의 강점이 됐다. 회계법인 출신 인력이 많다보니 딜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딜을 운용사에서 검토하고 회계법인에 넘겨 실사를 받은 뒤 다시 운용사에서 업무처리를 진행하는데 NH아문디자산운용은 딜 검토 단계에서 회계법인 업무처리까지 상당부분 처리해 넘기기 때문에 진행 과정이 빠르다.

이런 빠른 속도 덕에 물밑에서 성과가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했다. 종합자산운용사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2015년 3월 대체투자 사업 진출 전까지 부동산 및 실물, 특별자산 설정액 잔고가 0원이었던 NH아문디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운용규모(AUM)는 2015년 말 1200억원, 2016년말 4945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조직 세팅 3년차부터 탄력이 붙었다. 강 부문장은 "느려도 좋으니 꾸준히 가자"라는 말을 직원들에게 반복했다. 처음 2년간 인프라 부문에서 아무런 소식이 없었지만 재촉하지 않았다. 인프라 투자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쌓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 세팅 3년차부터 탄력이 붙으면서 AUM이 급증했다. 2017년말 1조 8574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겼고 2018년 2조 7932억원, 지난해말에는 4조 3891억원으로 비약 성장했다.

현재 대체투자부문은 인수금융, 인프라, 부동산 부문의 강화를 위해 크게 세개 본부로 나뉘어 운용 중이다. 대체투자1본부가 인수금융 업무 등을 담당하고 대체투자2본부가 인프라, 실물자산을 맡는다. 부동산운용본부는 국내외 부동산 딜을 따내고 운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투자부문 성장 덕에 NH아문디자산운용사도 종합운용사의 위엄을 갖추게 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특별자산 부문 AUM은 국내 5위 규모로 성장했다.

그 사이 유의미한 딜 클로징도 있었다. 2016년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을 매입해 펀드를 설정한 바 있다. 인수 3년만인 지난해 10월말 첫 매각을 성사시키며 60% 안팎의 수익률을 내고 딜 클로징을 달성했다. 강 부문장은 "부동산은 투자할 때보다 회수가 중요하다"라며 "성공적인 매각 경험이 운용역들에게 자신감도 주고 기관투자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사모펀드를 기관투자가 등에게 공급하며 AUM을 키워왔기 때문에 앞으론 공모로도 대체투자 부문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쉬운 부동산부터 차근 차근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우량 임차인이 장기 임차 중인 물건 등 안정적인 자산을 선별해 개인투자자에게 손실을 초래하지 않는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게 목표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해외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아문디의 네트워크와 그간 쌓아온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문디는 PARA(Platform of Alternative & Real Assets)라는 글로벌 대체투자 플랫폼을 통해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아직 양사간 합작 딜이 성사된 적은 없지만 꾸준히 협업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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