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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아문디를 움직이는 사람들]숫자로 말하는 냉철한 '기획가' 한수일 채권부문장③24년 채권 베테랑...치밀한 리서치 기반 운용 시스템 구축, 질적·양적 성장 '견인'

김수정 기자공개 2020-11-17 13:04:55

[편집자주]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농협금융지주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합작법인으로 2003년 출범했다. 양 주주사의 가치관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 채권, 대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연간 약 10조원씩 몸집을 키우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2017년 20조원대던 운용자산(AUM)은 어느덧 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07: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CIO·사진)은 총 24년을 운용 사이드에서만 근무한 베테랑 채권 매니저다. 채권 시가평가 도입 전후 과도기에 KB국민은행 자금부에서 채권 운용을 시작했다.

일반 기업 평사원급인 행원 시절 모두에게 낯설었던 채권 시가평가 제도에 맞춘 단기채권 운용 방안을 고안, 큰 수익을 내는 등 일찍부터 치밀한 기획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가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구축한 철저한 리서치 기반 채권 운용 프로세스는 채권 하우스로서 두드러진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곧 양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한 부문장은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 하우스를 리서치 강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농협 계열사 전반의 채권 자산 운용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시가평가 채권 운용역 '1세대', 은행·증권 거쳐 운용사로

한 부문장은 국내외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 다양한 기관에서 트레이딩북을 운용하면서 고유계정 11년, 신탁계정 13년 등 운용 경력을 쌓았다. 1969년생인 그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재무관리 석사를 받았다. 1995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부터 자금을 운용하는 일을 하고자 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자리잡은 자산운용사나 연기금이 없었다. 주식·채권 시장 최대 큰손이던 시중은행에서 고유계정 재산을 운용하기로 했다. 첫 직장인 국민은행에서 채권 트레이딩을 맡은 게 시작이 돼 지금까지 채권 운용 경력을 이어오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 부문장은 국내 첫 지수옵션 트레이더 중 한 명이다. 국민은행에 입사한 그는 은행 내 최고 핵심 조직인 종합기획부로 발령 받아 첫 2년을 보냈다. 그리고 2년 만에 비로소 희망했던 자금부로 이동하게 됐다. 자금부에서 그가 처음 담당한 건 코스피200지수옵션이다. 1997년 7월7일 국내에서 최초로 주가지수옵션 시장이 열렸을 때다.

누구도 주가지수옵션을 운용해 수익을 낸 경험이 없었기에 기존 트레이더들 모두 담당하길 꺼렸다. 결국 3년차 행원이던 한 부문장에게 지수옵션 운용 권한이 주어졌다. 대학원 시절 공부했던 이론을 접목해 회계, 전산 처리 방식을 만들고 운용 전략을 짜 바로 트레이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주가지수옵션 트레이딩을 하며 보낸 시간은 반년 남짓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권 운용을 맡았다. 한 부문장은 1998년 초입 무렵부터 채권을 운용했다. 그가 채권 운용을 맡은 직후 채권 시가평가 시대가 열렸다. 은행권은 2000년 본격 시행된 채권 시가평가 제도를 1년 앞당겨 조기에 도입한 상태였다.

그러나 시가평가 시스템 아래서 채권 트레이딩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전략으로 운용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앞선 주가지수옵션 도입 당시와 비슷한 수순으로 한 부문장에게 채권 운용 프로세스 새 판을 짜는 임무가 주어졌다.

당시 그는 20조원 정도이던 전체 채권자산 중 15조원을 만기보유·중도매각 채권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3조원을 시가평가 대상인 단기매매채권으로 운용하는 식으로 자산배분 틀을 짰다.

단기매매북은 다시 한 부문장 본인을 포함해 트레이더 5명에게 인당 6000억원씩 배분토록 했다. 평가방법으론 당시 주식 운용에서조차 익숙지 않던 벤치마크 비교 방식을 적용했다. 당시 채권 관련 종합지수는 단 1개였다.

그는 여기에다 꼼꼼한 계산식에 근거한 파격적인 성과보상 체계까지 더해 채권 운용부터 매니저 평가, 보상에 이르는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국민은행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채권 북을 운용한 첫 해 채권 운용에서만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수익을 냈다. 한 부문장도 성과급 상한금액을 가볍게 수령할 수 있었다.

그렇게 4년차 됐을 무렵 전문적으로 채권 운용에서 역량을 펼치고자 삼성자산운용으로 이직했다. 국민은행에선 고유계정을 운용했지만 삼성자산운용에서는 7년여 동안 외부 고객 자금이 담긴 신탁계정을 운용했다.

이전과 달리 수많은 고객들을 상대하고 직접 상품 기획과 설계, 세일즈까지 하면서 운용사의 다양한 업무를 체득했다. 이후 그는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은행, 메리츠증권, 맥쿼리은행 등을 거쳐 2015년 2월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철저한 리서치 기반 운용 프로세스 구축·준수...질적·양적 성장으로

한 부문장이 NH-아문디자산운용에 몸 담게 된 배경엔 2014년 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놓은 청사진이 있다. 임 전 위원장은 NH-아문디자산운용을 그룹 자산운용 핵심으로 육성한다며 인적·물적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규모 계열사 자금을 맡기고 이를 전담할 LDI본부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신설된 LDI본부장 수장으로 한 부문장이 낙점됐다. 그와 더불어 새로운 직원들도 속속 자리를 채웠다. 한 부문장은 이후 채권운용본부장을 겸직하다가 2018년 조직개편과 함께 부문별 최고투자책임자(CIO) 제도가 도입되면서 채권운용부문 CIO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한 부문장이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확고한 채권 운용 프로세스 구축이다. 그는 펀드매니저들이 채권 시장과 운용 전략을 리서치하고 매일 아침 회의에서 이를 공유하도록 했다.

이후 1단계 모델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 모델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보다 세부적인 각 펀드 유형별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작한다. 중요한 건 모든 분석과 예측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히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하지 않고 금리가 낮아진다면 투자 포지션을 얼마나 조정해야 하는지를 숫자로 제시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전망을 해야 한다.

매니저들이 이처럼 매일 수치로 리서치 결과와 전망을 제시하기 시작하면서 매니저 개개인의 역량이 커지고 철저한 인사평가가 가능해졌다. 이는 결국 운용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부문장은 회의에서 각 매니저들이 제시한 전망치를 인사 평가에 반영한다. 팀이 머리를 모아 만든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도 일정 부분 고려한다. 매니저 각각의 담당 펀드 수익률과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 간 격차도 평가에 있어 고려 대상이다.

결국 한 부문장의 운용 프로세스 근간은 '치밀한 리서치'와 '팀 어프로치'다. 훌륭한 매니저는 언제 어디서든 본인의 시장 뷰를 막힘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하나의 채권 하우스로서 소수 스타 매니저에게 기대기보단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장기적으로 일관된 운용 스타일과 성과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확고한 운용 프로세스를 구축해 준수하면서 성과를 관리해 오는 동안 NH-아문디자산운용은 채권 하우스로서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이 같은 질적 향상은 외형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 AUM은 약 28조원으로 2014년 말 11조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 2월 LDI본부 신설 이후 9조5000억원 가량 계열사 자금이 일시에 맡겨진 영향도 있지만 이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시장 자금도 8조원 이상 늘었다. 시장 자금 증가분의 상당 금액은 최근 2~3년 새 유입했다.

앞으로도 한 부문장은 NH-아문디자산운용을 리서치에 강한 하우스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금리 고착화 시대에 발맞춰 절대수익을 목표로 사는 채권특화형 펀드 사업을 강화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가 채권부문 CIO 발령 직후 시작한 채권특화형 펀드는 최대 1조8000억원까지 판매 잔고를 키웠다. 지금도 1조5000억원 가량 잔고가 유지되고 있다.

보통의 채권특화형 펀드와 NH-아문디자산운용은 달리 레버리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헤지 트레이딩 전략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해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한 부문장은 내년부턴 이 분야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일드 채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1000억원 규모 ESG 채권 펀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전체 농협 계열사들의 채권 자산 운용에 있어 NH-아문디자산운용이 할 수 있는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부문장은 "농협 전체적으로 운용중인 고유 재산 200조원의 운용수익률을 10bp만 올려도 2000억원을 더 버는 것"이라며 "농협 내 채권 운용에 있어 더 큰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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