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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제2의 붐]달콤한 덫, 도전과 좌절의 역사①정치권·기업 이해 맞닿은 지점서 출발…높은 진입장벽, 실패한 프로젝트 무수

전효점 기자공개 2020-11-30 07:15:56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높은 진입장벽을 자랑한다. 재계와 정치권, 국내외 기업이 힘을 합쳐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무수히 불거지기도 한다. 최근 20여년 간 계획된 테마파크 프로젝트는 암초에 부딪히지 않고 순항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면서 이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더벨은 국내 테마파크 사업의 무수한 도전과 실패의 역사를 짚어보고 시장성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13: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마파크 사업은 화려하고 달콤하지만 삼키기 힘든 사탕에 비유돼 왔다. 국내 대기업 치고 테마파크 사업에 한번쯤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지만 개발 과정을 끝까지 밀고나간 곳 역시 드물다.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테마파크 사업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이나 롯데 등 기존 사업자들도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플레이어들은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세계, CJ 등 유통 대기업들은 시장 환경에 아랑곳없이 테마파크 신사업에 두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이들은 왜 눈독을 들일까. 테마파크 사업은 기대했던 보상을 가져다 줄수 있을까.


◇깨지지 않는 삼성·롯데 양강구도 왜

그간 국내에서 글로벌급 테마파크 시장은 사실상 삼성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쌍두마차 체제로 오래 유지돼 왔다. 이 구도에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전자들이 번번이 개발 프로젝트를 끝맺지 못하면서 삼성과 롯데는 본의 아니게 국내 테마파크 시장 영역에서 과점 체제를 굳힐 수 있었다.

역대 테마파크 사업은 실패로 점철된 역사를 자랑한다.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선 여러 기업들이 파라마운트·엠지엠(MGM)·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제작사들과 손잡고 테마파크 건설 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예외없이 암초를 만났다. 사업은 금융위기 등 외생적 변수에 자금난을 겪기도 했고 국내외 파트너십, 정치권과의 마찰도 빈번이 발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가 2007년 미국 파라마운트사와 손 잡고 5년 동안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 부지에 개발하기로 했던 테마파크다. 103만8572m²(약 31만평) 부지 가운데 절반은 파라마운트 무비파크로, 절반은 주상복합단지 파인시티로 각각 개발될 예정이었다. 테마파크에는 워터파크, 놀이기구, 스튜디오, 호텔 등 각종 유휴시설을 설치해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사업은 때맞춰 터진 금융위기와 잇단 대우자판의 본업 악화에 따라 거듭 지연됐다. 자금 조달에 난관을 겪던 대우자판은 2010년 4월 파라마운트사와 테마파크 계약을 해지했고 뒤이은 5월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비전메이커와 손을 잡고 투자자 재모집에 나섰다.

대우자판은 GM대우와의 총판 계약이 해지되면서 2011년 7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같은해 말 대우자동차판매(버스판매사업 부문), 대우산업개발(건설사업 부문), 대우송도개발(송도개발사업 등 기타부문) 등 3개 회사로 분할된 대우자판은 송도 개발을 재추진하려 했다. 2012년 부지 매각을 시도하면서 계획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송도 개발사업 무산 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설치 계획은 뜻밖에 2014년 경기도 안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 후보의 공약에서 재등장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낙선하면서 계획은 다시 공중분해 됐다.

파라마운트사는 최근 인천 영종도로 부지를 옮겨 테마파크 건립을 재추진 중이다. 2018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미국 카지노리조트 운영사 MGE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와 개발 협약을 맺고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IBC-Ⅲ) 437만㎡ 부지에 복합리조트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2031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입해 카지노, 호텔,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국내 최대의 복합리조트를 세운다는 목표로, 작년 첫삽을 떴다.

인천 영종도에 건립 중인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조감도.

신세계그룹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도 15년 전부터 이미 두 번 무산된 경험이 있다. 화성사업은 2005년부터 경기도 기획으로 5조원을 들여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계획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2013년 시행사가 자금난을 맞으면서 1차 무산됐다.

이후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선정, 재추진됐으나 부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 측이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컨소시엄과 사업 협약 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중단됐다. 그러다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 따라 다시 한번 경기도와 화성시, 수자원공사가 업무협약을 맺었고 이후 사업자 공모를 통해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자금조달 난항에 정치권 개입·행정 규제까지 '곳곳 걸림돌'

그렇다면 역대 테마파크 사업은 왜 번번이 좌초될 수밖에 없었을까. 막대한 총사업비를 들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충돌이 끊임없이 발생했고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았다. 또 일정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위기나 정부 규제 등 외생적 변수들이 개입하면서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해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출자자 이탈과 계획 무산이라는 결과로 귀결되곤 했다.

무엇보다 공통된 이유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 때문이다. 대우자판의 송도 개발사업의 경우 당초 대우자판과 인천시, 파라마운트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출자할 계획이었으다. 하지만 금융위기에 따라 대우자판은 자금 조달 및 투자자 조달에 최종 실패했다. 화성 개발사업이 신세계의 도전 이전에 두 차례나 무산된 이유도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내년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경우 2005년 이래 만 15년이 지난 올해 들어서야 투자자 유치를 마무리지었다. 테마파크 사업 법인인 오시리아테마파크PFV㈜에는 주관사 GS리테일을 비롯해 롯데월드, 롯데쇼핑, 스카이라인엔터프라이즈, IBK투자증권, 삼미건설 등 수많은 기업들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정치권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참여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상남도는 2014년 홍준표 당시 도지사가 공약 이행 과정에서 미국 21세기폭스사와 손을 잡고 진해 280만㎡부지에 5조원의 사업비가 책정된 글로벌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치적 효력이 다하면서 2016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CJ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K컬처밸리도 사업 초기인 2016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은 테마파크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올해 코로나19로 테마파크 사업성 논란이 한층 커진 가운데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월드가 내년, 영종도 테마파크가 내후년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신세계와 CJ도 야심차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 사업은 민자 유치를 통해 국내 관광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측면에서 정치권이나 지자체로선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면서 "기업으로서도 높은 진입장벽을 일단 뛰어넘으면 상당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같은 이해관계가 맞닿은 지점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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