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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웅 삼일기업공사 회장의 강한 오너십 '독되나' 안정적 지배구조, 빠른 이사회 결정 '긍정적'…견제 기능 상실, 재무 통제 우려

방글아 기자공개 2020-12-24 09:04:44

[편집자주]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달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그간 외면받았던 코스닥 시장에도 풍부한 자금이 물려 온기가 돌고 있다. 이런 투자심리 변화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유연한 대처를 가능케 한 기업의 불확실성 대응 능력이 꼽힌다. 더벨은 이같은 기업 경쟁력의 주요 잣대가 된 현금 유동성을 중심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사업과 재무, 거버넌스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건설업체 '삼일기업공사'는 창업주 2세 박종웅 회장을 중심으로 강력한 오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박 회장 단독으로 4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를 견제할 지분 5% 이상의 주요 주주도 거의 없다. 설립 초기를 제외하고 외부 자금 수혈도 없이 성장해온 만큼 수십년째 유지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는 삼일기업공사의 경영 체제를 안정화하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만 수주업 특성, 높은 현금 비중과 맞물려 재무 통제 관련 우려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일기업공사는 국내 1세대 건설인 고(故) 박성규 회장이 1958년 2월 설립했다. 1992년 상장 당시 자본금은 40억원이었으나 이후 22억원 규모로 한 차례(1993년 6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 외에는 자체 자금만으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창업주 2세로 경영권을 이전했음에도 오너십이 강력하다. 박종웅 회장은 1999년 부친이 보유해 온 삼일기업공사 보통주 전량을 물려받아 최초로 40%대 지배력을 구축한 뒤 현재까지 지켜오고 있다. 당시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던 박 회장은 부친 지분율의 절반을 이미 확보해 수증만으로도 공고한 지배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런 지배구조는 삼일기업공사의 경영 체제를 안정화하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2008년 증권가 큰손인 지원철 이지바이오 회장과 그 아들 지현욱 대표가 2008~2009년 적극적인 주식 매수로 지분율을 10% 이상 끌어올렸지만 지배력은 흔들림 없이 유지됐다. 자칫 경영권 위협처럼 비칠 수 있는 시도에도 별다른 추가 매수 없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었다.

사업적 측면에선 이사회 결정을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주주총회를 거쳐 추진해야 하는 주요 경영 사안을 박 대표가 독자적으로 의결시킬 수 있다. 이사회 후보자 선임 등과 같은 통상적인 안건부터 신사업 추진을 위한 인수·합병(M&A), 정관 변경 등 특수결의 안건까지 속도감 있는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삼일기업공사는 안정적인 배당주로 평가받으며 오랜 기간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장기투자 종목'이 됐다. 1990년대 투자를 단행해 주인이 바뀐 뒤로도 주요 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는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이 대표적이다. 유안타증권은 삼일기업공사 보통주 70만주(5.64%)를 20년 넘게 보유하며 매년 배당수익을 얻고 있다.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던 이지바이오 오너 부자도 2008년부터 6년 동안 주요 주주 자리를 지켰다.

반면 견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삼일기업공사 이사회는 박 회장을 의장으로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몫 2개 의석은 지분이 전무한 총괄 부사장과 등기임원들이 번갈아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는 3년 주기로 교체된다. 사실상 유일한 견제 세력인 감사 자리는 2003년 선임된 임경수 씨가 올해로 17년째 연임 중이다.

이 같은 구조는 현금 비중이 큰 삼일기업공사에서 재무 통제와 관련된 우려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일기업공사는 현재 자산총액의 70%에 육박하는 자산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경영학계에서는 이를 특별 관리 대상으로 본다. 잉여 현금은 임직원들의 대리인 문제(agent problem)를 확대시켜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탓이다.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용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더욱이 건설업은 수주부터 완료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특성상 필연적으로 높은 재무 위험을 수반하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국내 회계업계는 수주 산업에 한정해 특별 고려사항을 기재한 실무지침을 두고 있다. 실제 삼일기업공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감사한 대주회계법인은 적정의견을 제출하면서도 '총계약원가 추정의 불확실성'과 '공사진행율의 산정', '미청구공사금액의 회수 가능성', '공사변경에대한 회계처리' 등 4가지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삼일기업공사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일기업공사 관계자는 "특별한 투자활동 없이 수익이 날 때마다 쌓아왔기 때문"이라며 "건설 본업 외 대체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 없어 앞으로도 현금 비중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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