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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차기 리더는]회장 후보 '2명' 압축…내부 vs 외부 접전숏리스트 대상 24일 면접, 진웅섭·이경섭·김주하 등 최종 후보 거론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22 09:17:5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2명까지 압축했다. 압축 후보군에는 외부·내부 후보가 각각 1명씩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심층면접(인터뷰)을 통해 최종후보자를 선정하기 전까지는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하마평이 여전히 무성하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주 18일 회의를 통해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꾸렸다. 이날 논의를 통해 기존 20명에 달하는 롱리스트를 추린 결과 숏리스트는 외부와 내부 후보 1명씩을 포함, 총 2명으로 꾸려졌다.

다만 임추위는 후보자 상세 내역을 비롯해 어떤 기준으로 이를 선정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숏리스트 후보자들의 최종 인터뷰 참석 여부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절차에 맞게 진행하고 있으며 24일까진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그 전까지 한 번 더 회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후보 선정 과정을 보면 과거 외부출신 중심으로 숏리스트를 구성하던 기조와는 사뭇 다르다. 롱리스트를 추릴 때부터 내부와 외부 후보 비율을 5대 5로 맞췄다. 막판 숏리스트까지 비율을 균등하게 유지했다. 그야말로 내부와 외부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농협금융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노조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계열사 중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를 아우르는 '단일 노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농협그룹 조직원들이 높은 결속력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신경분리(신용·경제부문 분리)를 통해 사업(신용부문)부문은 분리했지만 노조는 통합으로 구성됐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 지주 출신 회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주가 독립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고 자체 역량도 강화된 만큼 이사회 측에 내부출신 후보를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팀은 내부 출신 후보군을 상시 관리해왔다. 매년 30명 안팎으로 리스트를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경영능력 등 자격요건을 검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숏리스트에 오른 내부 후보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전 행장은 2015년부터 2년간 농협은행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김주하 전 행장 역시 2013년부터 은행장을 지냈으며 2015년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두 전임 행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의 지역적 연결고리 때문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 전 행장은 경북 성주 출신이며 김 전 행장은 경북 예천이 고향이다. 경기도 출신인 이성희 회장이 영남권 조합원들의 지지를 통해 선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쪽 누가 차기 회장이 되든 보은 인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작 농협금융 임원들 사이에서는 '힘있는 외부 후보'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당장 산적한 여러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재계 네트워크가 탄탄한 관료 출신이 오는게 업무상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농협금융은 디지털과 글로벌 진출이란 핵심 과제를 위해 금융당국의 인·허가 벽을 넘어야 한다. 보험계열사의 경우 당장 농협조합의 방카슈랑스 특례 유예기간 만료도 대비해야한다. 방카슈랑스 룰이란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인데 해당 유예기간이 오는 2022년 3월로 끝난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력한 외부 출신 후보로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서태종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하마평에 올랐던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는 숏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내부적으로는 진 전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상태다. 진 전 원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낸 인물로 은행, 보험 등 금융업에 두루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손해보험협회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배경이다.

관료 출신 회장 선출에 힘이 실리는 건 농협지주 회장이 '만능'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농협법에 근거한 공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탄생한 조직이면서 동시에 민간 금융지주다. 당국과 중앙회와의 소통을 통한 조율 뿐 아니라 금융기관으로서 자본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을 제치고 순익규모 4위권에 들며 주요 금융지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년에도 포트폴리오 구축 등의 과제를 통한 수익 창출이 시급하다.

때문에 경쟁력을 이어나가려면 명성이 있으면서도 금융을 잘 아는 중량급 인사가 와야 유리하다. 그나마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기 때문에 관료 출신이 와야 휘둘리지 않고 금융지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내부출신이자 초대 수장이었던 신충식 전 농협금융 회장은 취임 3개월 만인 2012년 6월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2대 신동규 회장도 2013년 5월 11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다.

농협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정부에서 점찍은 관료가 사실상 유력하다"며 "사실상 특정 후보자가 내정돼 있는 거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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