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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투자금 서둘러 회수한 예스24, 차입 고민 짙었다 762주 가운데 194주 매각, 485억 규모…역대 최대 차입금 부담, 무차입 재전환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23 15:01:4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스24가 내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뱅크의 보유지분 일부를 최근 매각했다. 상당한 차익을 얻고 매각했지만 추후 상장잭팟을 고려하면 왜 이렇게 서둘렀는지 의문이 든다.

이는 예스24의 '무차입 전략'에 대한 고민이 묻어있다. 차입금이 대폭 증가하면서 무차입 기조가 지난해 막을 내린 데 따라 빠르게 재무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불안감이 반영됐다. 지분 전량을 팔지 않고 남겨둔 것은 상장 후 기업가치 폭증을 고려한 조치다.

예스24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주식 761만9593주 가운데 193만8200주를 아르고 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2만5000원으로 총 485억원 규모다. 이로써 예스24의 카카오뱅크 주식은 총 568만1393주만 남게됐다. 지분율은 1.87%에서 1.40%로 축소됐다.


예스24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입한 건 2016년 초다.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출범도 하기 전에 20억원을 투자해 지분 2%를 확보하고 이후 증자에 참여하며 주식수를 늘렸다. 예스24가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은 총 459억원, 9월 말 기준 장부가는 369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분 일부의 매각으로 이미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는 셈이다. 향후 카카오뱅크의 상장잭팟을 기대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준에서만 매각을 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작업에 착수했다.

시장에서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코앞에 두고 예스24가 돌연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그만큼 현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예스24도 상장 이후의 가치상승을 점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상장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는 절실함이 지분일부 매각을 결단하게 했다. 그 배경에는 '차입 전략'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부채비율이 예년 수준대비 높아졌기는 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 규모보다도 그 '의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서점 사업을 시작한 예스24는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2000년대 초반 8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최근 5000억원대로 성장했다. 대규모 유통채널 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진이 크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큰 지출이 일어날 리도 없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 사업으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는 근간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예스24는 2006년부터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이어갔다. 몇십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은 수백억원으로 쌓였고 굳이 큰 투자를 할 일이 없다보니 차입이 늘어날리도 만무했다. 안정적인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며 우수한 재무여건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차입금이 예년수준의 두배인 249억원으로 늘어나고 현금성자산이 179억원으로 축소되면서 15년만에 무차입 기조가 깨졌다. 2017년과 2018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후유증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흑자전환된 순이익이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또 적자전환되면서 부담은 가중됐다.

총차입금은 9월 말 기준 역대 최고치인 398억원, 현금성자산은 전년말보다 더 줄어든 132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266억원, 부채비율은 275%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0억원 순유출로 나타났다. 심각한 수준이라고는 할 순 없지만 상당한 자금압박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재무수준을 예년만큼 돌려놓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금성자산의 확보가 필요하다.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하게 되면 현금성자산이 617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중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쓴다고 하더라도 다시 무차입 기조로 돌아설 수 있게 된다.

예스24 역시 카카오뱅크의 지분일부 매각을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부채비율이 증가한 데 따라 재무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하는 조치라는 얘기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진행되고 주가수준을 보면서 추가 엑시트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차입금이 대폭 증가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번 매각으로 투자금 전액은 회수하게 된 셈"이라며 "향후 주가 수준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수익실현을 하고 나중에 엑시트 계획을 세우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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