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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 회장, 남다른 미래전략연구소 활용법 '거시경제-경영전략' 투트랙 운영, 마켓인텔리전스협의회 신설해 권한 강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05 07:37:0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미래전략연구소의 운영방침을 '거시경제·경영전략' 투트랙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연구소 업무분장을 세분화하고 거시경제와 경영전략 수립 전문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라임·옵티머스사태,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했던 경제위기 속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경쟁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구소'를 활용하며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021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존 미래전략연구소 내 팀제를 도입했다. 미래전략연구소 산하 메크로리서치팀(거시경제)과 마켓인텔리전스팀(활용·전략수립) 등 두 개 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전문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병 회장이 '회복탄력성'을 강조하는 것에 부응한 조직개편이다. 연구 전문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운다는 목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제2의 라임사태와 코로나 충격을 대비하는게 목적"이라며 "팀제로 전환해 업무의 전문성을 높여 일종의 경기침체(Recession) 완충장치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미래전략연구소는 타 금융지주사의 연구소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단 대외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룹 내 경영전략과 마케팅, 고객분석 등 '인하우스' 컨설팅에 집중해왔다. 아울러 회장의 직속 기구로 운영된다. 그룹 사업부서만을 위한 씽크탱크(Think Tank)로서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는 데 의의를 둔 셈이다.

KB·하나금융지주사 등 타 금융지주 연구소가 대외활동에 활발한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KB나 하나의 경우 산업과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 발표 등 연구·분석물을 활발히 발간해왔다. 실업문제, 생계난에 직면한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대책·서비스·여행· 유통산업 등 제조업 활로 모색, 한국판 뉴딜 등 신사업 정책 한국경제가 당면한 수많은 현안들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에 집중했다.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는 이와 달리 '경영전략' 수립에 주력해왔다. 거시경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 수립에 무게를 뒀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리스크 역량을 끌어올렸다.

혁신적 전략 수립을 위해 미래전략연구소장에는 외부인사를 꾸준히 선임하고 있다. 2018년 말에는 이성용 현 신한DS 대표가 연구소장을 맡았다. AT커니 초대 한국대표, 베인앤컴퍼니 지사장, 에씨온(Accion) 컨설팅 대표 등을 지냈던 인물이다.

작년 말 이건혁 대표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조사관, 재정경제부 장관자문관, 삼성전자 미래전략커뮤니케이션 부사장 등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로 역시 외부인사다.

덕분에 그룹 내 미래전략연구소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 발굴과 컨설팅을 수행하기 위해 외부인사 영입 실험을 단행한 것이다.

다른 금융지주 연구소의 위상 변화와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2017년 그룹 내 독립 기관에서 은행 산하 본부로 흡수합병되면서 수장 직급이 기존 전무에서 본부장(상무급)으로 낮아졌다. 하나은행의 임원 직급 체계는 '부행장-전무-상무(본부장)' 순이다.

신한금융은 작년에는 마켓인텔리전스협의회를 신설하며 미래전략연구소의 기능을 강화했다. 마켓인텔리전스는 시장 정보를 '수집-분석-공유-활용'하는 프로세스를 다루는 곳이다. 즉 신한금융의 마켓인텔리전스 협의회는 시장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각 계열사 부서별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조 회장은 마켓인텔리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들어 팀을 세분화했다. 최근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가 우후죽순 생겨난 탓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작년에는 라임, 옵티머스 사태 등 파생결합상품(DLF·DLS)사태 등 금융사고가 잇달았다. 그룹 차원에서 시장 분석 기능 강화해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리스크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는 지주 리스크팀과 긴밀히 협업해 건전성, 유동성, 시장 등 각종 리스크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시나리오에 기반한 위기 대응체계를 구축해왔다. 현재 신한 AI 마켓워닝시스템(Market Warning System)을 그룹차원으로 도입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무려 17개에 달하는 신한금융 자회사들의 리스크관리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도 미래전략연구소의 몫이다. 단순히 진단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해 위기대응 실행력을 강화시키는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들의 각기 다른 취약 영역을 분석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업권별 특성을 감안하여 단계별로 활용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무형자산 시대에 대비한 기술력과 ESG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성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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