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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SRI채권 최초 '복수인증'…신뢰 제고 회계법인·신평사 공동 평가…나신평 첫 수주, 인증의견 'PASS' 평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20 10:25:2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07: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을 두 곳의 기관에서 받았다. 딜로이트안진과 나이스신용평가에서다. 국내에서 각기 다른 업계의 기관 두 곳에서 인증을 받은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친환경 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강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녹색채권 인증은 나이스신용평가에게도 의미가 크다. SRI채권 인증사업을 개시한 이래 처음 내놓은 인증보고서다.

딜로이트안진 등 회계법인이나 다른 신용평가사와 차별화 지점은 뚜렷하다. 신용평가사가 내놓은 인증보고서지만 인증등급이 아닌 인증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인증보고서가 수주 확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안진·나신평 ‘복수인증’, 친환경 투자확대 의지

현대오일뱅크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1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공모채는 특히 공을 들였다. 현대오일뱅크가 처음 발행하는 녹색채권이라서다.

현대오일뱅크는 3년물(600억원)과 5년물(700억원), 7년물(300억원), 10년물(400억원) 등 모집금액 2000억원을 전액 녹색채권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녹색채권 등 SRI채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발행에 앞서 관리체계 등을 놓고 외부 인증기관 에서 사전검증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인증업무를 진행하는 곳은 딜로이트안진 등 회계법인과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딜로이트안진과 나이스신용평가 두 곳에서 인증을 받았다. 원화 SRI채권 시장이 열린 이래 국내 인증기관 두 곳에서 사전검증을 받은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친환경 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를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 두 곳의 기관에서 검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9월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하고 친환경 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7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를 위해 각종 친환경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에 발행되는 녹색채권도 이런 계획과 무관치 않다.

현대오일뱅크가 인증기관 두 곳에서 사전검증을 받은 만큼 투자자 신뢰 제고 효과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가 SRI채권 인증을 진행할 때 집중하는 지점이 저마다 다르다”며 “두 기관에서 녹색채권 적격여부를 인정받은 만큼 그린워싱 우려를 해소하고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데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신평 첫 인증, 현대오일뱅크 인증의견 'PASS'

딜로이트안진과 나이스신용평가의 강점은 뚜렷하다. 딜로이트안진의 이옥수 이사는 국내 최초의 원화 SRI채권부터 비금융 민간기업 최초 녹색채권 인증업무까지 맡아 진행한 경험이 있다. KDB산업은행과 SK에너지, GS칼텍스 등이 그에게 인증을 맡긴 대표적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SRI채권 인증 경험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는 점을 현대오일뱅크에게도 인정받았을 것”이라며 “이 이사가 국내 SRI채권의 절반 이상을 인증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평가사 특유의 체계적 분석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관리체계뿐 아니라 자금사용목적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인증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중질유 탈황시설 용량 증대사업과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생산공정 투자사업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다른 경쟁자와 차별점을 ‘인증의견’에 둔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인증등급만 받을 수 있도록 설정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발행사의 요청에 따라 인증등급 없이 인증의견만 단독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런 사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오일뱅크의 녹색채권 표준관리체계와 공모채를 검토한 결과 △조달자금의 사용처 △프로젝트 평가와 선정절차 △조달자금의 관리 △사후보고에 대한 방안이 ‘중요성의 관점’에서 국제자본시장협회의 녹색채권원칙,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PASS)’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녹색채권 인증은 나이스신용평가가 2020년 12월 말 평가방법론을 발표하며 사업을 개시한 이래 처음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가방법론을 발표한 이래 첫 인증업무 수주, 인증보고서 공시까지 불과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게 이번 인증보고서가 향후 수주 확대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상반기 사업을 개시했지만 그해 10월 한국중부발전 인증보고서를 낸 뒤에야 비로소 수주 물꼬가 트였다”며 “첫 인증보고서에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인증의견’ 등 차별화 지점이 시장에 부각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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