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경영권 위협? 모르겠다" 27일 박철완 상무 특수관계 해지 선언…시간 두고 박 상무 행보 지켜볼 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1-01-28 10:13:0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폭설이 예고된 28일 오전 8시 10분쯤, 서울시 용산구 소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자택 앞에서 출근하는 박 회장을 만났다.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반발이 공개된 상황에서 예상과 달리 박 회장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로 기자를 응대했다.박 상무의 특수관계 해소 선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회장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의 행동을 경영권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직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현 상황에 대한 의문은 많았지만 박 회장은 답변을 줄이며 곧바로 출근길에 올랐다.
박 회장의 반응은 박 상무의 향후 행보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섣불리 선제 조치를 하는 것 보다 박 상무의 행동에 따라 대응하는 쪽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린 듯 하다.
'금호가(家) 형제의 난'이 벌어지고 약 10여년이 흐른 지금,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반기를 들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분 공동보유 및 특수관계 해소'를 선언하면서다.
금호석유화학 단일 주주 기준 최대주주(10% 보유)인 박철완 상무는 특수관계 해소 선언과 함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호 중 제1호와 관련해 상법에 따른 주주제안권의 행사 및 기타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공시했다.
제1호의 내용은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다. 다시 말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인적 구성에 박 상무가 최대주주로서 주주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업계에서는 '형제의 난' 이후 10여년 만에 '조카의 난'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던지고 있다.
현재 상황만 단순히 놓고 보면 박 회장은 그리 급한 상황이 아니다. 박찬구 회장과 자녀 박준경 전무, 박주형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 합은 14.27%로 박철완 상무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전체 지분의 18.35%를 차지하는 자사주 559만2528주를 제외한 지분율은 박 회장 측이 박철완 상무를 약 8%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 만약 박철완 상무가 우군을 끌어모을 경우 박 회장 측도 똑같이 대응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IB업계에서도 박 상무가 박 회장의 지분율을 따라잡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보낸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박 상무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에 돌입할 경우 이기기 쉬운 싸움이 아닐 것"이라면서 "박 상무의 의도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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