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네이버]투자 빠듯한 박상진, 6년 만에 회사채 시장 노크은행차입 중심 조달전략 변화…자사주·대출 위주 재원마련 한계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01 08:05:5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는 전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이 말했다. 2015년 11월 마지막 회사채 발행을 끝으로 채권시장에 발길을 끊은 지 6년여만의 일이다. 그간 투자재원을 자사주나 은행대출로 충당하던 네이버 재무전략이 일부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네이버는 국내 시가총액 4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임에도 유독 채권시장과 인연이 없었다. 시장성 수신에 발을 처음 내딛었을 때는 NHN과 갈라서(2013년 8월) 독자노선을 걷던 2013년 9월쯤이다. 네이버란 상호를 달고 처음으로 받은 신용등급은 AA-. 3년물 회사채 1000억원 발행을 무난히 성공시키며 공모채 시장에 데뷔했다.
기업규모가 커지고 안정화 됨에 따라 2014년 AA로 신용등급이 상향된 후 이듬해 11월 1500억원을 추가 발행하면서 우량 발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2016년 당시 네이버 CFO였던 황인준 부사장(사진)이 라인 CFO로 이동하고 박상진 재무기획 담당이사가 신임 CFO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네이버의 재무전략은 180도 바뀐다.

재무라인에 박 CFO 체제가 들어선 이후로 네이버는 한 차례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2013년 9월(1000억원), 2015년 11월 발행분(1500억원)은 만기가 되자 전액 상환하고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AA)도 2018년 기점으로 소멸됐다.
사업궤도가 안정권에 오르면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풍부하니 굳이 시장에 손을 벌릴 필요는 없었던 데다 필요자금은 은행차입으로 충당했다. 외화대출만 있던 네이버의 장부에 원화대출이 등장한 시점이 2017년부터다.
일본 계열사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일에도 은행을 애용했다. 라인 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라인이 발행한 사모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 자금 등을 미쓰이스미토모(SMBC), 미즈호은행 등 대규모 금융기관 차입으로 마련했다. 덕분에 50~66%였던 네이버의 부채비율은 빠르게 100%를 돌파했다.
그런 네이버가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는 이유는 국내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네이버는 그간 사업확장 목적의 투자에 자사주를 주로 활용했다. 금융업 강화를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커머스·콘텐츠 강화를 위해 CJ그룹과 지분교환을 하면서 자사주를 썼다. 최근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에도 현금과 자사주를 같이 사용키로 했다.
하지만 투자재원을 자사주로만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자회사 위버스에 투자한 4100억원은 전액 현금이다. 위버스와 네이버 V라이브 간 시너지를 위해 당장 현찰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커머스 투자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외화자금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대출과 자사주로 재원조달 방식이 한정된 만큼 회사채란 새로운 루트를 뚫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글로벌 채권 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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