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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딥테크 초기 투자' 경이로운 수익률, 김영호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대표클리노믹스 50배 수익 실현 장본인…'셀트리온' 대표 포트폴리오

양용비 기자공개 2021-02-03 10:41:5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책임형(LLC)형 벤처캐피탈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설립된 신생 투자사다. 그러나 파트너의 면면을 살펴보면 루키 벤처캐피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벤처캐피탈과 기술지주의 대표를 거치며 20년 넘게 벤처생태계에 숨결을 불어넣는 베테랑 파트너가 존재한다.

김영호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대표(사진)는 벤처생태계의 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기술지주의 대표를 맡아 벤처기업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투자가로선 거액을 베팅하기도 하며 시드 단계부터 그로쓰캐피탈까지 모두 경험했다. 딥테크 투자로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한 포트폴리오도 다수다.

◇성장스토리 : 대학 기술사업화 선구자, 딥테크 투자의 대가

한양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1990년 LG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그에게 신사업 분야의 길을 제안한 사람은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당시 전무)이었다.

1990년대 중반 LG전자에 신규로 생긴 신사업팀에서 사내벤처를 발굴해 보육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김 대표가 신사업과 기술 사업화 분야에 눈을 뜬 시기다. 남 전 부회장을 따라 1998년 LG텔레콤으로 이직한 그는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무선인터넷 사업이었던 ez-i 사업을 기획했다.

당시는 LG텔레콤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보이던 시기였다. 통신사 경쟁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똘똘한 협력업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운용을 김 대표의 몫이었다. 그가 벤처캐피탈과 처음 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사내외 벤처투자, 보육을 담당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업계에 입문한 때는 2001년이다. 한국창업투자에 상무로 입사한 김 대표는 이후 보스톤창업투자에서 새둥지를 틀었다. 2004년부터 약 6년간 근무한 보스턴창업투자는 그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꽃을 피운 곳이다.

보스톤창업투자는 셀트리온 투자로 유의미한 트랙레코드를 남긴 곳이었다. 투자 포트폴리오 중 10곳이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09년엔 벤처코리아2009 우수벤처캐피탈리스트 지식경제부장관상도 수상했다.

김 대표에게 보스톤창업투자가 투자가로서 꽃을 피운 곳이라면 기술지주는 초기 창업자와 희노애락을 함께 한 곳이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전북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의 대표를 지냈다.

그는 “기술지주는 창업의 앞단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며 “대학에서 만든 기술을 사업화하는 만큼 투자부터 보육까지 모두 담당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지주의 경우 전반적으로 투자할 자금이 부족했다. 곳간을 채우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들을 찾아다니며 잇따라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지주에서 키운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조인트벤처(JV) 방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나노 섬유를 생산하는 ‘나노포라’가 이 방식을 통해 향후 인수합병(M&A)까지 성공한 기업이다. 김 대표가 투자한 이후 코오롱과 JV를 설립한 나노포라는 향후 코오롱에 인수됐다.

김 대표는 “기술지주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투자와 보육이 제대로 이뤄지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상했다. 기술지주 대표 재직 이후 캐피탈원을 거쳐 지난해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투자철학 : 명확한 회수 전략…내재가치 우수기업 집중 발굴

그는 벤처캐피탈의 숙명은 ‘이익 창출’이라고 생각한다. 벤처캐피탈에서 이익을 창출해야 더 많은 자금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회수 전략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이유다.

김 대표는 “투자하는 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지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그래야 올바른 회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 기업 경영진의 역량, 팀 조직력도 김 대표가 주목하는 요소다. 그는 초기 기업의 사업모델이 우수하지 않더라도 멘토링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필요에 따라 피보팅이 이뤄지면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팀 역량이 훨씬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내재 가치가 우수한 기업에만 베팅한다. 트렌드에 따라 실탄을 공급하기 보단 남들이 따라하지 못하는 원천 기술에 매력을 느낀다. 그는 “금전적인 것 외에 또 다른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투자를 지향한다”며 “이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트랙레코드1 : 인생 베팅 ‘셀트리온’

김 대표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현재 시가총액 41조원에 코스피 ‘톱10’에 올라있는 거대기업이다. 2006년 김 대표가 베팅할 당시 셀트리온은 이미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유명한 기업이었다. 국내 바이오 투자자는 모두 한번쯤은 만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다만 투자자들은 셀트리온에 선뜻 칩을 던지지 않았다. 미국 제약사에서 이전 받은 기술의 검증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서정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바이오 분야와 관련이 없었던 대우자동차 출신이라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당시 4년차 초기 기업임에도 밸류에이션이 6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높았다는 것도 투자자들이 망설이는 요소였다.

이 같은 상황에도 김 대표는 과감하게 115억원을 셀트리온에 투입했다. 115억원은 그가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결과적으로 투자는 큰 성공을 거뒀다. 셀트리온이 상장한 이후 펀드 조합원이 조기 해산을 요구해 공식적인 회수 멀티플은 318%다. 펀드가 더 유지됐다면 추가적인 투자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김 대표는 “셀트리온 기술은 국내에서 검증이 어려웠으나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 BMS가 충분히 기술검증을 했을 거라 판단했다”며 “서 회장의 경우 비(非) 바이오 전공자지만 CTO, CMO 등의 도움 없이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바이오 전공 심사역의 질문까지 혼자서 커버해 책임 있는 경영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2 : 경이로운 수익 ‘클리노믹스’

클리노믹스는 김 대표가 미래과학기술지주 초대 대표를 맡던 2015년 10월 투자한 바이오 기업이다. UNIST 생명공학부의 조윤경, 박종화 교수의 기술을 바탕으로 UNIST의 특허기술 9건을 이전 받아 설립된 회사다. 혈액을 통해 암을 진단하고 모니터링하는 액체생검이 주요 사업모델이다.

김 대표는 투자 당시 클리노믹스가 향후 6년 내 기술특례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투자 포트폴리오 중 유일하게 기술특례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지목했다. 극초기 기술사업화 기업은 주로 중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클리노믹스는 이와 달리 회수 전략을 IPO로 정한 유일한 기업이다.

김 대표가 클리노믹스에 투자한 2억원은 5년 뒤 50배나 불어서 돌아왔다. 그의 예상대로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클리노믹스는 미래과학기술지주에 100억원 이상의 회수 수익을 안겨줬다. 회수 멀티플 50배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포트폴리오다.

◇업계 평가 : 딥테크 분야 이해도 '독보적'

보스톤창업투자 근무 때부터 근거리에서 김 대표와 함께 한 정무열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딥테크에 대한 이해도가 독보적이라로 평가한다.

정 전무는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라 딥테크 관련 지식이 풍부하다"며 "기술지주 대표를 하면서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며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초기 기술 스타트업 전문 VC

김 대표는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투자의 양대축을 ‘딥테크·문화콘텐츠’로 삼았다. 딥테크의 경우 그가 주도해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 제안서도 제출한 상황이다.

기술지주 대표로 근무한 시절의 경험을 살려 초기 기술 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200억원 규모의 초기기업 전문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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