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단연 '사람'이다. 주요 유동성공급자(LP)로부터 운용사로 선정되는 데 있어 심사역의 역량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간판 심사역이 해당 운용사의 핵심 경쟁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유망한 투자처를 찾고 수익을 내야한다는 점에서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그룹 계열의 벤처캐피탈 역시 사람이 중요한 건 매일반이다. 하지만 여기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대기업 그룹이라는 탄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 성과를 인정받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주요 의사결정권자는 대부분 그룹 차원에서 임명된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성과급 등에 있어 차등을 크게 둘 수도 없다. 견고한 시스템에서 실력을 키운 심사역들이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를 찾아 다른 하우스로 새 둥지를 트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정통 심사역 출신인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누구보다 이 같은 고질적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조직 내부에서 스타 심사역을 키우고 이탈을 막기 위해 그가 꺼낸 카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금융그룹 계열의 벤처캐피탈 내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으며 심사역 스스로 성장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김 대표의 미션이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그간 없었던 CIO(최고투자책임자) 체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투자부문을 크게 두 개로 나눠 부문별로 CIO를 각각 선임했다. 하우스 내 실력을 인정받는 심사역인 신정섭 상무와 김형준 상무를 임명했다.
CIO체제 도입은 단순 조직개편을 넘어선다. 하우스 내부에 C레벨 육성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심사역들도 성과를 낸다면 의사결정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제도개편을 통해 성과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성과보수의 50%를 담당 심사역에게 지급하던 것을 70%로 대폭 확대했다. 업계 최고의 성과보수에 이어 심사역이 C레벨로 올라 설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내부적으로 자생력이 강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그룹의 벤처캐피탈 진출이 일상(normal)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KB인베스트먼트의 뉴노멀(new normal) 행보에 더욱 눈이 쏠린다. KB인베스트먼트의 파격적인 도전이 업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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