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 지분 보유 계열사 '산은 담보' 제공 작년 유동성 지원시 '조원태 회장 주주' 한진정보통신 주식담보, 한국공항·아이에이티 포함
김경태 기자공개 2021-03-29 10:57:4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작년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책은행에 지원을 받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해당 기업은 과거 고 조양호 회장이 지분을 소유했던 곳이다. 한진그룹은 또 다른 비상장사의 지분도 KDB산업은행에 담보로 잡혔다.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작년 5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에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지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았다.
우선 상장사 한국공항 주식 188만5134주(59.54%) 전량에 대해 주식근질권 설정계약을 맺었다. 대한항공 종속사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작년말 자산은 4189억원이이다. 지난해 말 한국공항 지분 59.54%의 장부가는 1454억원이다.
산은과 수은은 한국공항 외에 비상장사 2곳의 주식을 담보로 잡았다. 대상은 한진정보통신, 아이에이티(IAT)이다.
이 중 한진정보통신은 오너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애초 고 조 회장이 한진정보통신 지분 0.65%를 갖고 있었다. 그가 별세한 뒤 배우자와 자녀가 나눠 상속받았다. 이명희 전 한국공항 고문이 0.22%로 가장 많이 상속했다.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각각 0.14%씩 동일하게 받았다.
대한항공은 감사보고서에 연결 자회사 중 주요 종속사로 2곳을 분류하는데 한국공항과 한진정보통신이다. 한진정보통신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2019년 매출 1657억원 중 82.3%를 대한항공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IAT도 대한항공이 단일 최대주주인 곳이 아니다. 대한항공이 2010년12월 미국의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P&W(Pratt&Whitney)의 계열사 UTIC-Asia(United Technologies International Corporation-Asia Private Limited)와 합작해 만든 법인이다. 대한항공이 지분 86.13%, UTIC-Asia가 13.87%를 나눠갖고 있다.
대한항공이 설정한 IAT 장부가는 한진정보통신보다 비싸다. 작년말 기준 한진정보통신은 지분 99.35%의 장부가는 301억원이다. IAT는 지분 86.13%는 702억원이다. 한진정보통신의 경우 그룹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IAT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보유 중인 비상장법인의 지분가치가 손상되면 장부가액과 회수가능가액의 차이를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고 금융비용으로 처리하지만 IAT는 전년과 변화가 없다. 이는 IAT가 보유한 유형자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IAT는 설립 당시부터 영종하늘도시 내 항공엔진정비센터를 추진해왔다. 2019년말 토지 장부가는 539억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산은의 1조2000억원 금융지원에 대해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정보통신과 아이에이티의 주식이 대상이 된 배경은 밝히지 않았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빅딜 과정에서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량을 담보로 잡기도 했다. 여기에 만일의 경우에 대한항공뿐 아니라 비상장사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향후 코로나19로 확산세가 지속돼 항공업황 침체가 지속돼 추가 자금지원이 이뤄지는 경우 또 다른 비상장사로 담보 범위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열린 정기주총에서 조 회장의 인사말을 대독하면서 "올해도 전세계 항공산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여객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2024년이 되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로는 정석기업이 있다. 이곳은 부동산관리업이 주력으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소공동)에 소재한 한진빌딩 본관을 소유하고 있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지분 48.2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주주는 조원태 회장(4.59%), 이명희 고문(6.87%), 조현아 전 부사장(4.59%), 조현민 전무(4.59%), 고 조양호 회장의 매형 이태희 씨(8.07%), 정석물류학술재단(10.0%)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푸드테크에 진심' 롯데벤처스, 투자재원 확충 시동
- [thebell interview/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박동하 “코스모비로 우주와 인간 가까워지기를”
- [모태 2024 2차 정시출자]‘AC전용' 스포츠출발, 상상이비즈 '연속 GP' 도전
- '오스템임플란트 볼트온' MBK-UCK, 브라질 임플란트 3위 업체 인수
- '주주환원 강화' 케이카, 1분기 실적 주목
- 가보지 않은 길 'ARC' 셀비온-앱티스 맞손, 독성에 도전
- [여전사경영분석]BNK캐피탈, 순익 반등에도 수익성 제고 과제 여전히
- [은행경영분석]권재중 BNK금융 CFO 첫 성적표 'CET1 12%대' 진입
- 마이금융파트너, 신계약 성과에 2년째 매출 급증
- [여전사경영분석]문동권식 수익다변화 전략 적중…신한카드, 순익 회복 시동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메모리 권토중래' 웃은 삼성전자, 힘 보탠 '가전·하만'
- 하이닉스·LG전자의 선방…'삼성전자 디테일'에 쏠리는 눈
- [IR Briefing]LG전자, CFO 등판 빛바랜 '수익성 악화·EV 이슈'
- 'HPSP' 투자한 이준호 회장 개인회사, 침묵 깼다
- '벼랑 끝 격돌' 대유위니아 vs 홍원식, 전부 걸었다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회원사 늘었는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정체'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