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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수제맥주]플래티넘, '중국→한국' 컴백…가정시장 공략 통할까②충남 예산에 350억 신공장 추진, 레드오션 '편의점 공략' 과제

박규석 기자공개 2021-04-06 08:01:16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이하 플래티넘)가 국내 수제맥주 시장 장악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2024년까지 생산 시설을 늘려 캔 맥주 중심의 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가정시장 공략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대기업과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가정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틈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채널을 시작으로 점차 유통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다만 편의점은 국내외 맥주 브랜드가 치열한 자리싸움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수제맥주 입장에서는 편의점 매대 확보를 위해 유명 맥주들과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이다.

◇가정시장 진출 잰걸음…관건은 인지도 제고

플래티넘이 우선 타깃으로 한 편의점은 고객의 유입이 많고 제품의 회전이 빨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에 효율적이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기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넘어야 산도 많다. 우선 유통 물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통 편의점에 캔 맥주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약 1만5000개 규모의 발주량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와 백화점 등의 채널에 공급하기 위해서도 안정적인 생산량은 가정시장 진출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생산 능력의 중요성은 대한제분과 수제맥주 기업인 세븐브로이가 지난해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의 품귀 현상에 잘 녹아있다. 당시 곰표 밀맥주는 초도 물량 10만개가 3일만에 완판되는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늘어난 소비자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시적인 품절 현상으로 이어졌다.


발주 물량을 맞추더라도 국내외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편의점 매대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대형 맥주사 제품은 물론 수입 맥주와 자리싸움을 해야 한다. 편의점의 특성상 맥주의 진열과 보관을 위한 공간이 협소해 인지도가 낮은 수제맥주 입장에서는 많은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실제 편의점 매대에서 수제맥주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점포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수입맥주→국산맥주→수제맥주' 순서로 진열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수제맥주 기업 입장에서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편의점 채널이 효율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대규모 발주 물량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수입 맥주 등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생산 증대 ‘가격·품질’ 경쟁력 제고

플래티넘은 이러한 상황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10년 중국 산둥성 연태에 구축한 공장을 청산한 뒤 관련 시설을 국내로 옮길 예정이다. 총 투자금만 350억원 규모다.

신공장은 충남 예산 신소재일반산업단지에 2개로 나뉘어 건축된다. 총 부지는 1만6500㎡로 연간 생산량은 4000만L(리터)에 달한다. 올해 10월 중 예산 1공장이 들어설 예정이고 2공장은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생산시설의 이전은 주세법 개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플래티넘에 따르면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이전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준 플래티넘 맥주의 출고가는 기존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 대비 최대 30% 이상 높았다.


생산 시설의 케파 부족도 신공장 건축의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플래티넘의 공장가동률은 95%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국 생산시설의 증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주세법 개정 등의 효과로 중국보다 국내가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맥주를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물류비용 등도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산시설인 증평 공장의 경우 증설이 완료된 상태다. 공장에 외부 숙성탱크 10개(2만5000L)와 전자동 패키징 장비를 도입해 생산량을 늘렸다. 예산 공장이 완공되면 플래티넘의 캔 맥주 생산량은 연간 1500만캔(500ml 기준)에서 1억개로 대폭 증가하게 된다.

생산 제품 역시 기존 케그(Keg) 형태 대신 캔 맥주의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동시에 현재 6종의 제품 라인업을 2022년까지 12종으로 늘릴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신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플래티넘 관계자는 “캔 맥주를 기반으로 가정시장 진출을 위해 생산 시설을 늘리고 신제품 역시 지속 개발하고 있다”며 “편의점 채널을 1차로 공략한 다음 마트와 백화점 등으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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