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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래디쉬 놓고 불편한 동거 이어갈까 초기투자 네이버웹툰, 보유지분 매각 여부 관심

박시은 기자공개 2021-04-08 10:14:4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래디쉬의 초기투자자로 참여한 네이버웹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래디쉬의 성장가능성을 먼저 알아본 건 네이버였다. 네이버웹툰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과 함께 래디쉬가 큰 수익을 내지 못하던 창업초기 시절 투자금을 보탰었다. 이 투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회사와 작가가 콘텐츠 판매 수익을 5대 5로 나누는 수익모델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후 래디쉬가 집단창작 방식을 도입하는 등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면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총 760억원 규모를 모집했는데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래디쉬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 초중반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래디쉬의 잠정 매출액(230억원)에 10배 수준의 주가매출비율(PSR)을 적용한 규모였다. 이는 올초 네이버가 왓패드를 인수하며 적용했던 PSR 배수와 비슷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22억원가량을 투자해 현재 래디쉬 지분 13.16%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창업자 이승윤 대표다. 래디쉬가 미국 기반 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주주구성을 알기는 어렵지만 네이버웹툰은 초기 투자자인만큼 보유 지분율이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역시 그간 래디쉬의 경영권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글로벌 1위 웹소설 업체인 왓패드 M&A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보였던 카카오가 래디쉬를 품게 됐다는 후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래디쉬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경쟁 관계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모두 회사 주주에 오르게 된다. 네이버웹툰이 주주로 남은 상황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면 카카오로선 자회사의 경영상황 등을 경쟁사에 공개해야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네이버웹툰이 보유지분을 정리해주길 희망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정확한 거래구조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 역시 카카오의 제안가격을 받아보지 못해 회수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단행하게 되면 함께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태그얼롱 권한을 갖고 있다. 투자한지 1년이 안됐기 때문에 카카오에서 꽤 높은 주당가격을 제안해야 지분매각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최근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식재산권(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웹소설이나 웹툰이 드라마, 영화 등으로 가공돼 큰 인기를 끌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월 네이버가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것도 IP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투자다. 네이버웹툰을 통해 7200만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네이버가 왓패드의 이용자 9000만명을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번 래디쉬 인수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000억원가량을 들여 래디쉬와 크로스픽쳐스, 디앤씨미디어, 타파스미디어, 투유드림 등 웹툰 제작사 5곳의 지분을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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