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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PE 카이로스인베, 아트펀드 만든다 최대 1000억 규모…갤러리와 MOU 체결

김병윤 기자공개 2021-04-21 08:07:3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4년차를 맞은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만든다. 대체투자 자산을 물색하던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꾸준히 확대되는 미술시장의 추이를 감안, 아트 부문을 새로운 투자처로 낙점했다.

20일 PE 업계에 따르면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아트펀드 결성을 위해 아트 갤러리 한 곳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MOU를 맺는 아트 갤러리는 펀드에 담을 작품을 선정하고, 그 대가로 펀드에서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펀드의 수익률은 작품의 매매 차익으로 이뤄지며, 펀드의 타깃 수익률은 10%대 정도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만들 아트펀드의 규모는 5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규모다. 조만간 LP(Limited Partner)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500억원 안팎의 프로젝트펀드를 만들어 투자를 추진해본 만큼 이번 아트펀드의 결성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아트펀드 결성에 나선 배경은 미술시장의 확장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0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미술시장 내 작품 거래금액은 4146억7300만원이고, 작품 거래수는 3만7930점이다. 거래금액의 경우 2013년(3249억원)부터 매해 늘고 있다.

△화랑 △미술관 △경매회사 △미술은행(공공기관이 미술품을 구입한 뒤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전시하거나 빌려주는 제도) 등 작품을 다루는 영역이 넓어진 점도 이번 펀드 결성에 우호적 영향을 미쳤다. 여러 대체투자 부문 가운데서도 시장이 성숙했다는 의견이다.

물론 아트펀드의 구조와 관련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특히 작품 매입 등을 자문하는 아트 갤러리와의 이행상충 이슈가 존재한다. 펀드에 담는 작품을 고르는 역할을 아트 갤러리가 전담하는 데서 야기될 수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와 같은 GP(General Partner)의 경우 작품을 평가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보니 작품을 사고팔 때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펀드에 출자한 LP(Limited Partner)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관련해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MOU를 맺는 아트 갤러리를 펀드의 LP로 직접 참여시키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작품의 매매로 지급되는 수수료를 아트 갤러리와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약속한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 방식도 협의하고 있다. 펀드 관계자 간 이해관계를 최대한 일치시키는 구조를 만들려는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전략이다.

작품 처분이 적시에 이뤄지지 못할 수 있는 리스크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미술품의 유통시장이 주식 등 금융자산 대비 협소한 데서 빚어질 수 있는 문제다. 펀드의 만기가 임박함에도 미처분 자산이 있다면 적정 밸류에이션 대비 낮게 팔아야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펀드 수익률에 비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미술시장의 특성을 감안, 펀드의 만기를 비교적 넉넉히 가져가려는 계획이다. 펀드에 출자하는 LP 또한 장기 투자에 적합한 곳으로 하려는 안을 염두하고 있다.

PE 업계 관계자는 "아트펀드의 경우 국내에서 한때 주목 받았지만 기대만큼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며 "자산운용사가 주도하던 아트펀드를 PE가 시도하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더블유자산운용이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함께 아트펀드를 결성한 바 있다. 국내외 미술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전체 자산 가운데 60%를 해외 작품에, 나머지 40%를 국내 작품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7∼8%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8년 설립된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현재까지 세 건의 투자를 성사시켰다. 첫 투자는 동남아시아의 차량호출·배달 플랫폼인 '그랩(Grab)'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이엠피벨스타(EMP Belstar)와 공동GP를 이뤄 2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만든 후 그랩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했다.

그랩은 현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보유한 지분의 전부나 일부의 엑시트(exit)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그랩의 기업가치는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할 때 대비 약 두 배 올랐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두 번째 딜 또한 해외 건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인도네시아의 핀테크 업체 크레디보(Kredivo)의 전환우선주(CPS)를 50억원어치 사들였다. 딜 사이즈는 작지만 해외기업 투자를 추가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올 들어서는 하우스의 첫 국내 투자도 마쳤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게임즈가 새로 발행하는 RCPS를 5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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