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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새내기 PE]설립 4년차 카이로스인베, 국내외 투자 '박차'그랩으로 물꼬…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점

김병윤 기자공개 2021-03-31 08:27:35

[편집자주]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04년 첫 태동 이후 현재까지 매년 양적·질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전통자산의 투자 메리트 감소는 대체투자 열기로 옮겨붙어 신생 운용사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자연스레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벨은 사모투자펀드 시장에 새로 등장한 '뉴페이스'를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설립된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국내외 투자를 여럿 성사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기업의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이어 올 들어 처음 국내 기업 투자에도 나섰다. 기회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인 '카이로스(Kairos)'를 간판에 내건 하우스답게 글로벌 곳곳에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설립 4년차인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력은 윤건중 대표와 최원준 파트너다. 이들은 다양한 투자 경력으로 국내외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꾸준히 거래를 성사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밞아가는 신생 PE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에 기대감이 드는 이유다.

◇글로벌 프리IPO 두 건 성사…라인게임즈로 국내 투자 물꼬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첫 투자는 동남아시아의 차량호출·배달 플랫폼인 '그랩(Grab)'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이엠피벨스타(EMP Belstar)와 공동GP를 이뤄 2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만든 후 그랩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했다.

그랩 투자는 윤 대표(사진)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쌓아온 네트워크가 빛을 발한 건이다. 윤 대표는 삼정KPMG 출신으로 해외 M&A 어드바이저리·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했다. 2005년 맥쿼리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맥쿼리증권에 몸담은 2년 동안 △SK E&S 지분 49% 인수 △메가박스 지분 50% 인수 △한진터미널 인수 등에 참여했다. 이후 아시아퍼시픽캐피탈(PE 업무 담당)과 글로벌 헤지펀드인 하일랜드캐피탈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모빌리티 부문에 관심이 많았던 윤 대표는 그랩을 눈여겨 보고 있던 차에 국내 전략적투자자(SI)의 그랩 투자 소식을 접했다. 그 SI와 비지니스 관계가 있던 윤 대표는 SI의 소개로 그랩에 접촉, 딜을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하우스의 PEF 라이선스 취득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 이에 이엠피벨스타와 컨소시엄을 맺고 딜을 마무리하는 구조로 선회하게 됐다. 윤 대표와 이준호 이엠피벨스타 대표는 삼정KPMG 입사 동기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판단 아래 거래가 추진됐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두 번째 딜인 인도네시아의 핀테크 업체 크레디보(Kredivo) 건도 윤 대표의 인맥이 기반이 됐다. 한 국내 증권사가 크레디보에 자기자본 투자(Pricipal Investment·PI)를 단행할 때 윤 대표를 초대하면서 딜이 이뤄졌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크레디보가 새로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50억원어치 사들였다. 딜 사이즈는 작지만 해외기업 투자를 추가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세 번째 딜이자 하우스의 첫 국내 딜인 라인게임즈는 최원준 파트너가 주축이 됐다. 윤 대표와 마찬가지로 삼정KPMG 출신인 최 파트너는 특히 국내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설립 초기부터 투자처 발굴·투자자 모집 등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라인게임즈의 핵심 인력과도 교류가 있던 최 파트너는 라인게임즈의 전망을 우호적으로 보고 투자를 추진했다. 그의 네트워크는 라인게임즈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결성 때도 빛을 발했다. LP(Limted Partner) 마케팅에 나선 최 파트너는 친환경 농자재 전문업체 대유와 산업용 특수자동밸브 제조업체 조광아이엘아이(조광ILI)를 LP로 확보하며 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무리 없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핵심 인력 간 효율적 역할 배분과 시너지를 앞세워 딜을 잘 소화해 오고 있다"며 "딜 사이즈에 집착하기보다는 하우스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투자처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아웃·인바운드 Pre-IPO를 꾸준히 검토할 계획"이라며 "국내와 해외 딜 모두를 잘 소화해내는 하우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빌리티·폐기물 산업 관심…2년 내 블라인드펀드 결성 목표

여러 산업을 두루 살피는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특히 관심을 부문은 모빌리티다. 이미 그랩으로 모비리티 투자에 발을 들인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추가 딜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관련해 최근 투자유치에 나선 모빌리티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M&A시장을 달군 폐기물 산업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점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많은 폐기물 업체가 개인회사 체제인데, 여기서 비롯되는 경영상 비효율을 제거한다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국내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고 특히 모빌리티·폐기물 산업에 적잖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현재 복수의 딜을 검토한 뒤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국내 투자가 연내 추가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설립 이후 이뤄진 세 건의 투자 모두 프로젝트펀드로 진행됐다. 윤 대표는 일단 2년 내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단독으로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목표로 세워뒀다.

윤 대표는 "단기간 내 인지도를 높이기보다는 차근차근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면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교감할 계획"이라며 "카이로스인베스트만의 강점·색깔을 시장에 잘 알린다면 목표로 한 블라인드펀드 결성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첫 투자처인 그랩은 현재 스팩(SAPC)을 통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랩의 기업가치로는 400억달러(약 45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그랩의 최대주주는 최근 이커머스(e-commerce) 업체 쿠팡의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소프트뱅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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