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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수다]GP에 몸담는 LP맨, 안정보다 모험 택한 이유는①"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성과 창출", 인사 적체 속 엑소더스 사례도

임효정 기자공개 2021-04-26 09:08:25

[편집자주]

국내 벤처투자시장이 핫한 분야로 떠올랐다. 전문 인력이 VC에 속속 입문하는 가운데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등 정책출자기관에 몸담은 LP맨의 이직도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LP(출자기관)에서 GP(위탁 운용사)로 자리를 옮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LP이력은 GP에서 어떤 영향력이 미치고 있을까. 솔직한 입장을 듣기 위해 소속과 실명을 밝히지 않는 방식으로 GP로 이적한 LP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택하는 위치에 선 LP, 선택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GP. 스트레스나 경쟁 상황에서의 압박상황을 생각하면 생리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큰 직종은 GP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LP맨의 GP행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LP를 떠난 이들은 이직 사유 중 하나로 전문성 강화를 꼽았다. 출자와 투자 경험을 두루 갖추면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 떠나는 케이스다. 최근 VC업계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인재 사냥 릴레이가 불붙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책출자기관의 승진 적체 역시 탈LP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GP서 전문성 강화, 인력 수요 높아진 영향도

국내 주요 LP에 속해 있었던 이들은 출자, 투자 등 여러 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강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흥미 있는 분야를 발견했을 경우 그 섹터의 일만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성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들에게 매너리즘을 이겨낼 해결책은 도전이었다.

A씨 : LP 내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실무적으로 들어가면 프로세스 진행하는 사람, 정부에서 요구한 대로 기획하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 수준이다. 최근에는 다양하게 경험한 이후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빨리 GP내 투자섹터로 넘어오는 인력도 있다.

B씨 : LP도 다분히 한국적으로 발전하고 확장해왔다. 공공성이 짙어지면서 액티브하게 일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 지원이 많은 국내와 달리 해외 LP의 경우 수익을 추종하면서 운용하고 있다.

C씨 : 원하든 원치 않든 종합적 업무를 해야 하는 게 LP다. 투자가 재미있다고 투자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한국벤처투자는 하나유니콘 펀드라는 민간 펀드가 있고, 한국성장금융은 반도체펀드 같은 민간 펀드가 있긴하다. 그러나 중기부가 금융위의 컨트롤을 받는 공공 영역이 대부분이다. 컨트롤을 받지않고 일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GP에서도 LP출신 인력을 채용하길 원할까. LP출신이 GP로 이동하는 건 산업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대로 LP 측에서도 직군에 따라서 GP 출신을 선호하기도 한다.

A씨 : 사실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면 LP출신이든 산업계 출신이든 상관없다. 그냥 그 사람의 됨됨이가 좋으면 뽑는 거지 LP출신이라서 뽑는건 아니다.

B씨 : LP에서 데려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다 모으려는 상황이다. LP도 직접투자를 하기 때문에 투자 경력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력을 갖추면서 벤처생태계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채용에 관심이 높을 수 있다.

C씨 : 일단 벤처투자시장이 확장되다보니 인력 니즈가 필요한데 초보를 앉혀 놓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A부터 Z까지는 해보지 않았더라도 어떻게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다.

◇보수 영향은 미미, 승진 적체는 이직 요인

출자기관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이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다만 공공 영역에서 승진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A씨 : 보수가 낮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성과급을 줄 수는 없는 환경이다. 국내 VC업계 현실에서 LP에 대한 성과급을 주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본다. LP에서 펀딩 등 업무를 잘 처리했다고 했을 때 이게 과연 개인 역량일까 LP의 후광효과일까. 그것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B씨 : 보수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보수가 불만이라면 양대 출자기관 중에서 한국벤처투자에서 성장금융으로 이직을 하려고 할 것이다. 실제로도 이직을 원하는 인력이 있다. 아직 뽑힌 사람은 없지만 채용 시 한국벤처투자 내 인력이 적지 않게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C씨 : 한국벤처투자 조직구조상 팀장급이 많고 본부장급은 적기 때문에 승진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이 이직을 결심한 영향이 크다. 상대적으로 성장금융은 규모가 커지면서 승진 적체가 심하지는 않지만 점차 한국벤처투자와 같이 승진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가 아닌 관리 섹터로 나온 LP맨 대부분이 승진 기회를 찾아 나온 케이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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