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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독립계 GP 해부]하나금융 PE 사업 정체…외형 확장 '요원'인력이탈 ·인센티브 체계 미비 등 구조적 한계 지적도

김선영 기자공개 2021-06-04 08:29:29

[편집자주]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현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이 태동한지 17년이 흘렀다. 대체투자 수요가 매년 증가하면서 운용사의 숫자와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대형 금융사들도 사업부 혹은 자회사 형태로 조직을 갖추고 PE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으나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독립계 GP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더벨은 금융·산업계열 GP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풀어야 할 숙제들을 하우스별로 상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0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내 하나금융투자PE사업부(이하 하나금투PE)는 꽤 오랜 기간 사모투자 업무를 지속해 온 하우스 중 하나다. 우리투자증권PE(현 NH PE), SK증권PE(현 SKS PE) 등과 함께 증권계열 PE로 나름대로의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펀드 사이즈 등 외형 확장은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한때 LIG넥스원 투자 등으로 주목을 받은 적은 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잦은 인력 이탈 등 비독립계 운용사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조직 안정성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향후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 대비 규모 작아...잦은 인력이탈 등 '숙제'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5대 대형 금융지주사 가운데 PE 사업 비중이 크지 않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PE(현 신한대체운용)와 우리금융지주의 우리PE 등이 자회사로 출발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증권사인 하나금투PE의 사업부 형태로 조직이 갖춰져 있다. 현재 AUM 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운용 인력은 정성훈 상무를 포함한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금융지주의 규모 대비 PE사업부에는 상대적으로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라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에 속한 사업부 형태의 PE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유독 하나금투PE의 존재감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하나금투PE는 LIG넥스원(현 넥스원) 투자에 나서면서 한 차례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다. LIG그룹은 계열 건설사였던 LIG건영이 회생절차에 놓이면서 채무 부담을 짊어지게 되자 주력 계열사에 속했던 넥스원의 소수지분(49%) 매각에 나섰다.

지난 2013년 하나금투PE는 스틱인베스트먼트, KTB PE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넥스원 지분 49%를 42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미들사이즈급의 비교적 대형 거래에 클럽딜의 주인공이 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다만 넥스원 투자 이후 이렇다 할 트랙레코드를 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정체된 AUM 규모 성장 외에도 투자 기조 자체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하나대투PE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독립계 운용사에 비해 투자 규모가 작다보니 증권사에 속한 사업부라는 DNA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며 "투자건마다 거쳐야 할 의사결정 과정이 많다는 점 등은 하나금투PE를 포함한 비독립계 운용사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룹 내 사업부라는 하나금투PE의 구조적인 특성은 성과 문제로도 직결됐다. 앞선 관계자는 "증권사의 사업부라는 특성에 따라 운용 펀드 수익률에 앞서 사업부 자체의 성과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통상 투자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감안하면 당장의 실적에 연연해서는 안되지만 금융그룹 내 다른 사업부와 비교할 때 PE사업부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한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인력 이탈 문제도 고민거리다. 금융지주에 속한 비독립계 PE 가운데 인력 이동이 가장 잦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무엇보다 인센티브 체계가 다른 독립계 운용사와 비교해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아 관리보수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점도 인력 이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꼽힌다.

◇구조혁신펀드 결성·엑시트 움직임…향후 행보 주목

하나대투PE는 비교적 긴 업력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한 투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 1월에는 에버베스트파트너스와 공동으로 1300억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를 결성을 완료하기도 했다.

지난해 성장금융의 2차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과 노란우산공제회의 PEF 출자사업에서 약 900억원 수준의 출자확약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구조조정 투자대상을 발굴, 소진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엑시트에 나서면서 향후 투자 성과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하나금투PE는 펀드 결성 4년만인 지난해 3호 블라인드펀드인 '하나제3호PEF' 소진을 모두 완료했다. 앞서 2016년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면서 자동차 부품사인 명신산업 외에도 △뚝심한우 △프레시지 △세중 △금호통상 등 간편가정식(HMR) 시장 관련 포트폴리오 확보에 나서왔다.

앞서 2019년에는 한우 전문 외식업체 뚝심한우를 보유한 뚝심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성사시켰다. 동시에 뚝심에 육류를 납품하는 육류가공업체인 효창육가공을 인수, 가격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F&B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잇따라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실적에도 타격이 이어지면서 효창육가공은 뚝심 창업주에 매각한 상태다.

현재 하나금투PE는 수입육가공 및 유통업체인 세중도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확보하고 있다. 2019년 세중이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해 지분 80%를 보유,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나금투PE는 포트폴리오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관 기업의 볼트온(Bolt-on)에도 나서면서 HMR 제조·판매 기업 프레시지에 투자했다. 프레시지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해 지분 33%(구주 포함)를 26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외부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엑시트 가능성 역시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호 펀드 첫 투자기업인 명신산업은 지난해 테슬라 부품 공급 체인으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하나금투PE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형태로 발행하는 의결권 있는 전환우선주(CPS) 59만6107주를 200억원에, 명신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하나금투PE는 IPO를 통해 명신산업의 투자 회수를 계획해온 만큼 향후 성과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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