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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진에어]자본확충 중요성 절감....한진칼 지배력 달라질까빈약한 자본 탓 부채비율 급등, 3월 주총서 발행한도 확대 '사전작업'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24 10:17:2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자본확충의 중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누적 적자가 자본금(납입자본)을 까먹어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훼손된 영향이다. 결손금 확대로 자본이 크게 쪼그라들며 부채비율이 1800% 수준까지 치솟았다.

화들짝 놀란 진에어는 서둘러 자본확충 방안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빈약한 자기자본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영업실적을 내고도 주요 재무지표들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현석 인사재무본부 총괄(전무)이 어떤 전략으로 자본확충에 나설지 주목된다. 모회사 한진칼의 지배력이 기존보다 더 강화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진에어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794%로 18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467%에서 불과 3개월 만에 1300%포인트(p) 이상 급등했다. 부채 증가와 더불어 자본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부채보단 자본이 쪼그라든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자본총계가 982억원에서 259억원으로 3개월 새 720억원 가량 감소했다. 1분기 7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탓이다. 적자 누적은 결손금 증가(1896억원)로 이어져 자본금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자본총계(259억원)가 자본금(4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잠식 상태로 자본잠식률은 42.4%로 계산된다.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건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효과가 얼마 가지 못했다. 자본잠식이란 잇단 적자로 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돼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완전 자본잠식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진에어의 재무가 특히 심각할 정도로 훼손된 건 애초에 자본 규모가 지나치게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1분기 말 기준 진에어의 자본금은 450억원으로 경쟁사인 제주항공(1925억원), 티웨이항공(552억원)보다 적다. 자본총계 역시 259억원으로 1372억원인 제주항공이나 692억원의 티웨이항공에 크게 못 미친다.


부채비율을 계산할 때 분모 역할을 하는 자본이 너무 작아 수치가 확 치솟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부채가 9668억원으로 진에어의 2배 이상 이지만 탄탄한 자본 덕에 부채비율은 705%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은 유일하게 자본잠식이 시작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LCC 3사 중 1분기 매출은 진에어가 439억원으로 가장 높다.

이에 진에어는 자본확충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2008년 출범 이래 최악의 재무상태에 직면한 만큼 재무를 책임지는 김현석 전무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진에어는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직간접적인 지원에 힘입어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해왔다. 항공업계 전반이 호황을 누렸던 2018년엔 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자본확충 방안으로는 유상증자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진에어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발행가능한 주식총수를 기존 1억주에서 2억주로 확대하며 자본확충을 위한 준비를 일찌감치 마쳤다. 기발행한 주식수는 4500만주로 한도를 늘리지 않더라도 5500만주의 여유가 있었지만 두배로 한도를 높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려는 목적이었다.

앞서 진에어를 포함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지난해 한 차례씩 유증으로 자본을 확충한 경험이 있다. 유증은 유동성 확보와 재무개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순위' 검토 대상이다. 당시 진에어는 1050억원을 조달했고 그 중 150억원이 자본금으로 유입됐다.

다만 모든 LCC가 적자를 내는 등 업황이 좋지 않아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모회사인 한진칼을 상대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안도 검토할 거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최대주주 한진칼(56.38%)을 포함해 나머지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전환우선주(CPS) 발행도 방법이다. CPS는 지난 3월 티웨이항공이 활용했던 방식이다.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전환사채(BW)나 신주인주권부사채(BW)와 달리 자본으로 인식돼 재무 개선에 효과적이다. 다만 CPS는 의결권을 갖는 주식이라 외부 투자 유치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이 뒤따른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자본확충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율에는 일부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짧게 말했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달 보유 중이던 자사주 전량(159억원 어치)을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교환권 청구가 이뤄지면 159억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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