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대신운용, '뜸해진' 의결권 행사…패시브 전략 영향③최근 1년 의결권행사 2017~2018년 절반 수준…일임고객 의결권 직접 행사 영향
이돈섭 기자공개 2021-05-31 13:07:50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활동이 뜸해지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직후인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29개 기업 178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최근 1년에는 13개 기업 68개 안건으로 활동 내역이 줄어들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 비중이 작아지면서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줄어든 탓이다.대신운용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의결권행사 내역에 따르면 대신운용은 지난해 4월 초부터 올해 3월 말까지 13개 기업 68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2017년 4월 초부터 2018년 3월 말까지 29개 기업 178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과 비교하면 의결권행사 기업과 안건 수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신운용 의결권행사 내역이 본격적으로 줄어든 건 2019년 들어서면서다. 2018년 4월 초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26개 기업 190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해 1년 전과 비교해 대동소이한 수준이었지만, 그 이듬해인 2019년 4월 초부터 지난해 3월 말까지는 13개 기업 87개 안건으로 기업 및 안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대신운용은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에서 펀드 자산의 5%를 투자한 종목이나 투자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종목을 의결권행사 대상 법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의결권행사 내역이 줄어든 것은 회사가 일부러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행사 대상 종목 수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다.
대신운용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액티브 주식형 펀드 규모가 줄어든 반면, 패시브 펀드 비중이 커진 결과 의결권 행사 대상 종목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현재 액티브 펀드 인력 자체가 남아있지 않고, 관련 리서치 조직도 해체한 상태로 퀀트 등과 같은 패시브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대신증권 의결권행사 위원회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해당 위원회는 안건을 낸 종목의 운용담당자 임원이 사안의 경중을 감안해 소집을 주도하는데, 주로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이 주류를 차지하면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기회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패시브 펀드로 유입되는 일임계약 자산도 증가 추세다. 일임계약 자산총액(계약금액)은 2016년 말 6674억원이었는데 이듬해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매년 많게는 30.5% 적게는 8.0% 규모가 커져 올해 3월 말에는 2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전체 운용규모(AUM) 5조6741억원에서 38%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임계약은 주로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와 맺고 있는데, 이들 일임고객들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의결권행사 내역이 작아진 영향도 상당하다. 대신운용이 현재와 같이 패시브 펀드 일임계약 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유지된다면 의결권행사는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운용이 패시브 펀드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9년 조직 개편 과정에서 로보어드바이저그룹 퀀트운용본부에 속해있던 멀티솔루션팀을 패시브솔루션본부로 확대하면서 리서치운용그룹을 해체했다. 당시 헤지펀드본부는 헤지펀드팀으로 격하해 로보어드바이저그룹 산하에 배치했다.
현재 대신운용 운용 조직은 로보어드바이저그룹과 대안투자그룹으로 구분된다. 로보어드바이저그룹장은 현재 최고투자책임자를 맡고 있는 정만성 상무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사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대안투자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는 부동산 관련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의 의결권행사 내역을 보면 질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찬성률이 대체로 높아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7~2018년 찬성률은 87.1%였는데 2018~2019년은 90.0%로 높아졌다. 이듬해엔 94.3%로 올랐고 최근 1년은 94.1%를 기록,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반대율은 12.9%에서 5.9%로 낮아졌다.
반대 의견은 주로 이사 선임 안건에 집중됐다. 2017년 4월 초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대신증권이 사외이사 사내이사 감사위원 등 선임에 도합 23개 반대 의견을 냈다. 그간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하다는 등의 자격 요건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안건에는 14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공격적인 '외연 확장'…재무 키워드 '자산 확충'
- [중견 배터리사 점검]고려아연, 이차전지 3사 이사회 정비...전문경영인 CEO 도입
- [자사주 리포트]두산, 3분의 1만 소각하는 이유는
- [Financial Index/금융지주]신한금융, 부채비율 43%…우리금융 출자여력 '넉넉'
- [Financial Index/SK그룹]절반 이상 PBR '1배 미만', 체면 살린 SK바이오팜
- [Financial Index/LG그룹]그룹 자존심 지킨 에너지솔루션, 2024년 PBR '3.86배'
- [교보생명 SBI저축 인수]SBI홀딩스, '경제적 권리' 70% 합의…실속 챙겼다
- [KT 리빌딩]멈춰선 계열사 늘리기, 이제는 내실 다지기 '집중'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감액배당 리포트]엘앤씨바이오 밸류업 시동…감액배당 순기능 표본
- [감액배당 리포트]HLB그룹 결손금 보전위해 자본준비금 활용
- [thebell interview]유비케어 조타수 맡은 '영업왕' 출신 사외이사
- [감액배당 리포트]재무개선 효과에 주주환원 극대화…'일석이조'
- [thebell interview]"권한은 지분율만큼만…주주 재산권은 불가침 영역"
- [TAX & 밸류업]세정지원 전무…밸류업 우수 기업 한정 혜택뿐
- [사외이사의 투자성과]빅데이터 전문가의 베팅…반등기미는 '아직'
- [밸류업 성과 평가]KG그룹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 허점…밸류업 효과 무색
- [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주성도 이사, 대표부터 사외이사까지…2금융권 섭렵
- 주주가 된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