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⑨결손금 메우고, 배당재원 확보…중장기 재무현황 고려해 배당 전망
고설봉 기자공개 2025-05-02 14:00:23
[편집자주]
감액배당을 추진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다. 감액배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몇 안되는 이슈다. 배당성향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최대주주의 기업 승계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적 측면에선 기업의 초과자본 효율화 및 ROE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벨은 기업들의 감액배당 현황을 짚어보고 배당 전후 자본변동 등 재무적 영향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자본준비금 880억원을 발빠르게 감액했다. 2024년 회기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감액배당을 펼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제주항공은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연초 무안공항 사고가 발생해 배당에 나설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빠르게 감액 후 배당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하려 했던 제주항공과 주주들로선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임시주총 열어 2024년 배당재원 마련한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준비금의 감액 안건 2건을 처리했다. 제1호는 ‘자본준비금 감액 및 결손금 보전의 건’이었다. 제2호는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이었다. 두 안건 모두 절대 다수 주주들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승인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말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감액에 나섰다. 기준일 자본잉여금은 약 6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5978억원이 주식발행초과금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항공의 주식 액면가는 1000원이고 발행주식총수(보통주)는 8064만985만주다. 보통주 자본금은 806억원이다.
제1호 안건 결손금 보전은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결손금을 메우기 위해 이뤄졌다. 지난해 6월 말 별도 기준 제주항공의 결손금은 3817억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말 별도 자본준비금 5978억원 가운데 우선 3883억원을 결손금을 보전하는데 활용했다. 상법 제460조(법정준비금의 사용) ‘제458조 및 제459조의 준비금은 자본금의 결손 보전에 충당하는 경우 외에는 처분하지 못한다’는 근거를 들어 감액했다.
곧바로 제주항공은 감액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자본준비금 감액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자본준비금 총액에서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주주총회 승인으로 감액할 수 있다는 상법 제461조의 2에 의거해 주주들로부터 감액을 승인 받았다.
결손금을 보존한 뒤 남은 주식발행초과금은 2095억원 가량이었다. 자본금의 1.5배에 해당하는 1210억원을 제외한 전입가능금액은 8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전입가능금액 100%를 모두 배당재원으로 감액했다.
◇재무구조 개선세 흔들…내년도 배당 불투명
빠르게 배당재원 확보에 나섰지만 제주항공 주주들은 감액배당을 받지 못했다. 올해 초 무안공항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현금배당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던 것이 주요한 이유로 평가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익잉여금 중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분류한 616억원을 배당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실제 지난해 말 재무제표에 ‘미처분이익잉여금을 2025년 3월 26일 처분예정’으로 별도 기재해 놓았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정기주총에선 배당을 확정하지 않았다. ‘제 1호 제20기(2024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포함)’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배당일과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감액배당 재원이 묶인 것이다.

더불어 아직 제주항공의 펀더멘털이 대규모 감액배당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 부채비율은 544.72%로 지난해 상반기 511.81% 대비 8.15% 가량 하락했다. 부채총액은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자본총액이 크게 감소한 결과다.
또 보유현금도 크게 줄어들고 차입금은 늘어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악화했다. 제주항공 보유현금은 지난해 6월 말 3321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1496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차입금은 7944억원에서 7069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지난해 6월 말 4623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5573억원으로 20.55% 가량 늘었다. 그결과 순차입금비율은 140.05%에서 183.81%로 43.76% 가량 뛰었다.
만약 제주항공이 지난달 3월 감액배당에 나섰다면 당분간 재무구조는 더 악화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액배당 예정액인 616억원을 자본총액에서 제외한 뒤 다시 산출한 부채비율은 683.61%로 급상승한다. 또 순차입금비율은 230.67%로 한층 더 높아진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해 결손금을 해소하고 자본준비금을 감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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