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피에이치씨, 증자 명분 '매출 고공행진'②1분기에 작년 매출 75% 달성, 수요 대응 저수익 구조 개선 '절실'
박창현 기자공개 2021-06-15 09:27:08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단키트 전문업체 피에이치씨가 유상증자 승부수를 던졌다. 증자 대금의 대부분을 자체 공장을 짓는데 쓸 계획이다. 급증하는 판매 물량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남기기 힘든 저수익 매출 구조가 공장 신설과 대규모 증자의 명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코스닥 상장사 피에이치씨는 56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11일이다.
피에이치씨가 주주들에게 손을 벌려가면서까지 곳간을 채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자체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함이다. 피에이치씨는 코로나19 검체 채취 키트와 진단키트, 혈당측정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자체 생산 능력은 없고, 해당 제품을 특수관계법인 '필로시스'에서 매입하고 있다.

피에이치씨는 현재 유통 중심 사업 구조로 바이오 키트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한 후 강원도 원주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자체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 피에이치씨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진단키트와 검체 채취 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봤다. 2019년 93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은 지난해 170% 오른 2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1분기에만 18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3개월 만에 작년 매출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시장 수요를 확인하면서 대규모 증자와 공장 신설 결정에 대한 확신을 얻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서 단기 성과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피에이치씨는 신규 아이템 개발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중화항체 키트'와 동물용 진단키트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자가 진단 시장도 확실히 형성된 만큼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 고공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남지 않은 저수익 구조 역시 유증 동력이 됐다. 최대 매출을 달성한 지난해 피에이치씨 영업이익은 1억7600만원이 전부였다. 올해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오히려 5000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유통에 의존한 수익구조의 한계가 분명했다.
이는 원가 구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분기에 18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 중 매출 원가 비중이 85%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판매 관리 비용이 더해지면서 적자가 났다. 외형 확대로 인건비가 늘어난 데다 영업을 위한 지급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피에이치씨는 자체 공장 설립을 통해 저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공장 보유 시 원자재 구매 협상력 증대로 원가 절감이 용이한데다 인력 통합 운영 및 자동화 설비 구축으로 인건비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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