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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코로나 보복소비 속 문 닫는 사연 적자 누적 7월부터 사실상 폐점 수순, 소비 양극화 타격

전효점 기자공개 2021-06-24 07:59:3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4: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백화점이 7월부터 영업을 잠정 중단하며 사실상 문을 닫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른 유통업계의 역사적인 호황에서도 지역 소형 백화점은 철저히 소외됐다. 인근 신세계 대구점 매출이 올 들어 전년 대비 70%에 이르는 성장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구백화점은 내달 1일 자로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표현은 '잠정 휴점'이지만 매각을 염두에 둔 사실상의 폐점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대구백화점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어떻게 대형 백화점과 소형 백화점의 운명을 갈랐는지 보여준다. 코로나19는 해외 소비를 국내에 붙들어둠으로써 유통업계에 때 아닌 호황을 안겨다 주었지만 보복소비 현상은 명품 전열을 잘 갖춘 대기업 백화점에게서만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는 대표적으로 '지역 1등 점포' 전략을 내세우면서 2017년 영업을 본격화한 신세계가 수혜를 한몸에 입었다.

대구 지역은 경북권 가운데서도 구매력이 높아 신세계·현대·롯데 백화점 3사와 지역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모두 경쟁하고 있던 지역이었다. 신세계가 진출하기 전까지 백화점 점포들은 주로 핵심 상권이던 동성로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특히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연간 매출 6000억원을 거두는 지역 대표 점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이같은 구도는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대구점은 기존 핵심 상권이었던 동성로와 떨어진 데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구에 위치한 동대구역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을 개발해나갔다. 유동 인구가 풍부한 역사를 선점한 신세계는 단숨에 대구를 넘어 인근 지역 소비자까지 빨아들이는 새로운 상권으로 부상한다. 동성로에 소재한 기존 백화점들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코로나19는 이같은 구도에 쐐기를 박았다.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보복 소비가 폭발하면서 신세계 대구점은 작년 12월 에르메스를 입점한 데 이어 올해 3월 샤넬을 유치하면서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갖춘 전국 단위 점포로 부상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분기점으로 사실상 경북 지역을 독식하는 점포로 거듭난 셈이다.

최근 신세계에 따르면 대구점 5월 누적 총매출은 2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6% 성장했다. 전체 거래액을 의미하는 관리매출의 경우 대구점은 올해 상징적인 '1조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반면 대구백화점과 같은 지역 브랜드는 철저히 소외됐다. 올초부터 이어진 소비 호조에도 제로 성장에 머물던 대구백화점은 급기야 3월 말 이사회를 열고 본점 잠정 휴점을 결정했다. 1분기 기준 매출은 220억원, 영업손실은 42억원이다. 대구 신천지 사태로 지역 경기가 최악에 머물렀던 작년 동기에서 나아진 것이 없는 숫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신천지 사태를 맞이한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지역 유통업계 온도는 천차만별"이라며 "대구의 경우 신세계는 낮은 기저 효과를 기점으로 엄청난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나머지 점포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때 대구 시장을 주름 잡았던 현대백화점마저 올 들어서는 신세계로의 쏠림 현상으로 그다지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이달 누적 매출 성장률은 30%로 신세계의 약 절반에 그친다. 규모가 더 작은 롯데백화점 대구점, 대구백화점도 상황이 비슷하다.

대구백화점은 내달 휴점이 시작되면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임대와 리모델링을 비롯해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휴점 결정이 사실상의 폐점이라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폐점 및 매각 작업이 진행된다면 신세계 대구점이 얻는 반사 효과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백화점은 "영업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잠정 휴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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