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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증권사 열전]"개발·운용 밸류체인 구축해 부동산 투자 수익 극대화"⑤김태산 현대차증권 실장 "물류센터·공동주택·인프라 아우르며 신규 먹거리 발굴"

강철 기자공개 2021-07-01 13:26:33

[편집자주]

중견 증권사는 국내 금융산업의 일원으로서 작지만 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 특정 사업에 강점을 지닌 중견 증권사의 활약은 금융 생태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든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견뎌내며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증권업의 미래가 이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퀀텀점프 도약대에 선 국내 중견 증권사의 강점과 사업·재무적 비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증권 IB의 눈부신 성장의 중심에는 김태산 부동산투자실장(상무)이 있다. 2010년 현대차증권에 합류한 그는 지난 11년간 송도 타임스페이스, 여주 쿠팡 물류센터, 부산 다대포 공동주택 개발 등 다수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을 직접 담당했다.

김 실장은 현대차증권의 대체투자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 투자와 임대·운용의 결합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는 그가 꿈꾸고 있는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토지 매입부터 준공 후 임대·운용까지 아우르는 부동산 투자 밸류체인의 완성. 김 실장이 현대차증권에서 그리는 미래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IB맨…2010년 현대차증권 합류

김 실장은 1999년 당시 한국투자신탁이었던 한국투자증권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초기 지점에서 수익증권 판매를 담당하며 증권업의 생리를 익힌 그는 IB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2001년 부동산 대체투자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IB맨으로서의 커리어는 만족스러웠다. 대체투자와 기업금융을 아우르며 꾸준하게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축적했다.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하고 있는 송영선 IB1본부장과 이봉기 부동산투자2팀장과는 이때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김 실장은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대체투자 영역을 준공된 실물(Brown Field)과 개발 중인 자산(Green Field)으로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개발에 치중돼 있는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실물까지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오랜 기간 기울였고 앞으로도 매입부터 임대·운용을 아우르는 딜 발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순탄했던 IB맨의 삶은 현대차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2010년 1월 큰 변화를 맞았다. 당시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2008년 불거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크게 위축돼 있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던 시기에 이뤄진 이직은 역량과 트랙 레코드를 다시금 평가받아야 하는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김 실장은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에서 함께 일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은 신 전 대표의 제안이 현대차증권 합류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며 "입사 당시 송영선 본부장과 현대차증권 부동산 투자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자고 의기투합했는데 그때 했던 다짐을 어느 정도 지킨 것 같아 정말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산 현대차증권 부동산투자실장

◇비주거형 부동산 PF 확장 이끌어…송도 타임스페이스 '백미'

김 실장은 현대차증권 합류 후 부동산 딜 소싱에 예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끊임없이 시장을 돌아다니며 PF 투자와 관련한 맞춤형 딜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송도D24 주상복합개발 PF 금융 주관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차증권이 미분양 담보대출 확약을 처음으로 도입한 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했다.

2015년에는 △광교 법조타운 원희캐슬 섹션 오피스 △수원 영통역 아이파크 오피스텔 △위례 아이온 상업시설 등 굵직한 PF 딜을 잇따라 따냈다. 그 결과 국내 부동산 PF 시장에서 현대차증권 IB의 위상과 존재감이 한층 높아졌다.

김 실장은 2016년부터 딜 소싱의 초점을 비주거형 부동산 PF에 맞췄다. 아울러 인력 구성을 금융사, 시공사, 신탁사 출신의 PF 전문가로 다변화했다. 과거보다 금융 주관 빈도와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은 △판교·마곡 주차타워 상업 복합시설 △동탄 2신도시 지식산업센터 △송도 타임스페이스 △세종 상업 복합시설 △청라·오시리아 주차타워 등 각종 PF 딜을 연이어 수임하는 역대급 결실로 이어졌다.

2018년 실행한 송도 타임스페이스는 김 실장이 지금도 잊지 못하는 랜드마크 딜이다. 이 프로젝트의 금융 주관사를 맡은 현대차증권은 전체 자금 조달 구조를 수립하는 한편 토지 매입 단계에서 대주단으로 브릿지론에 참여했다. 인·허가 진행과 동시에 최적의 공사 조건을 제시한 건설사를 바로 선정하는 등 원활한 PF 투자 이행에도 만전을 기했다.

김 실장은 "대규모 상업 시설임에도 조기 분양을 완료하는 등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사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딜이었다"며 "건설사가 책임준공 확약 미이행으로 채무 인수를 조건화하는 통상적인 절차와 달리 지체상금 구조를 창의적으로 구성해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물류센터 '선택과 집중'…주거·인프라도 육성

현대차증권은 2019년 1월 김 실장을 '부동산투자실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아울러 부동산 산하 4개 팀과 인프라 부문의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다양한 딜을 발굴하며 현대차증권 부동산 투자를 한 단계 성장시킨 공로를 치하하는 한편 한층 막중해진 역할과 책임을 부여했다.

김 실장은 새로 개척할 대체투자 시장으로 해외 부동산·인프라를 선택했다. 경쟁자의 급증으로 레드오션이 돼버린 국내 부동산 PF 시장에 연연하는 대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대형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부동산투자실은 김 실장의 전략에 맞춰 해외 대체투자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진출 첫해부터 여러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초기 딜 소싱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2020년 초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더이상의 해외 프로젝트 발굴을 어렵게 만들었다.

김 실장은 해외 부동산 딜 소싱을 잠시 멈추는 대신 원래 강점을 지닌 국내 물류센터 투자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활한 물류센터 딜 소싱을 위해 비주거형 부동산 투자·운용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을 계속해서 충원했다.

김 실장은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시설을 갖춘 물류센터를 선별해 금융 주관권을 따냈고 자금 모집까지 원활하게 마무리했다"며 "투자 방식도 단순 대출, 준공 전 선매입 확약, 대출 및 선매입 혼합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프로젝트 특성과 시행사의 요구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문도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투자처를 물색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미래 핵심 먹거리로 설정한 수소 분야는 연료전지, 충전소, 생산 플랜트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 10일 논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수소경제도시 전환을 위한 업무 협약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한정애 환경부 장관, 양승조 충남도지사, 황명선 논산시장.

◇PF와 실물 운용 결합해 투자 수익 극대화

김 실장은 앞으로 PF와 실물 운용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부동산투자실의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토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 임대·운용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는 "개발과 실물 운용의 결합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라며 "현재 물류센터 투자 영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밸류체인 구축을 향후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보다 더 신속한 의사 결정과 투자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 시행, 물류, 설계, 자산관리, 임대차 마케팅 등 부동산과 관련한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수시로 충원하고 있다.

김 실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했다"며 "빠르고 정확한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은 송영선 본부장이 항상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투자실을 항상 발전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서는 보고만 받는 상급자가 아닌 같이 소통하고 해답을 찾는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안정적인 팀워크에 초점을 맞춘 리더십을 발휘하며 언제나 일감이 넘쳐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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