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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서 미래 찾는 유통기업]'저성장 늪' 유통업계, 스타트업 손잡고 '신성장동력' 찾기롯데·GS홈쇼핑 등 벤처투자 주도, 외부 DNA접목 생존 모색

김은 기자공개 2021-06-25 08:01:51

[편집자주]

내수 침체와 코로나19가 불러온 유통산업 구조 변화로 관련 기업들의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사업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템과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함께 생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다. 각 유통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내수 침체와 소비 문화 변화로 유통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기존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현재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신사업 아이템 발굴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고 생존 활로를 모색해나가고 있다. 외부 수혈을 통해 단기간 내 빠르게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신기술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롯데와 GS홈쇼핑이 꼽힌다. 롯데그룹은 2016년 신동빈 회장 지시로 창업보육기관인 '롯데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타업 발굴 및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시 신 회장은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50억원을 사재 출연했을 정도로 스타트업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롯데그룹 8개 계열사(롯데쇼핑, 롯데GRS,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코리아세븐 등)가 참여해 결성한 ‘롯데-KDB 오픈이노베이션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를 통해 롯데그룹은 유통 플랫폼, O2O, 물류 부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에 나서고 있다. '레이틀리코리아'와 '베어로보틱스' 투자가 대표적이다.

레이틀리코리아는 다양한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셀러를 대상으로 한다. 하나의 솔루션으로 상품통합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산 및 배송, 교환, 반품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친환경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먹거리가 변화하고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대두되면서 관련 분야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주로 △대안 식음료 △식의약·기능성 식품 △대체 식재료 △환경 친화적 포장재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GS홈쇼핑은 2011년 이후 약 430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하며 벤처캐피탈 못지않게 많은 투자를 단행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GS홈쇼핑의 벤처·스타트업 투자는 미래사업본부가 담당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동남아 지역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다. 홈쇼핑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투자 분야는 기업간거래(B2B)·소비자거래(B2C) 플랫폼, 간편식·신석식품 등 식음료 업종부터 명품·디자인 소품 같은 소비재,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까지 광범위하다. ·

'텐바이텐'이 대표적 투자 사례다. GS홈쇼핑은 2013년 개성있는 문구·소품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 텐바이텐 지분 79.99%를 160억원에 인수하고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프레시지와 얌테이블의 경우 기존 홈쇼핑 영역과 사업적인 시너지 사례로 꼽힌다. GS홈쇼핑과 프레시지는 바다향 가득 통꼬막장, 한입쏙 양념갈비, 사천 마라탕·마라샹궈 등 협업 상품을 TV홈쇼핑에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7월 설립한 벤처캐피탈(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앞세워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패션 마켓플레이스 에이블리(ABLY), 미국 LA 소재 패션브랜드 인타이어월드, 그랩 등에 투자했다.

올해는 앞으로 2년간 최소 20건, 400억원 이상 비대면 'WHERE 분야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HERE란 일, 헬스케어, 교육, 리테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뜻한다.

식품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단연 돋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사내벤처캐피탈 역할의 뉴 프론티어 팀 신설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대체 단백 건기식 푸드테크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미래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함께 만들어갈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주류업계도 벤처투자 대열에 합류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투자 대상이 자사 사업과 시너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가 대부분이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주류 시장과 큰 연관없는 영역까지 확장하며 폭넓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영리기업 중 최초로 법인형 엔젤투자자로 선정됐으며 현재까지 총 7곳의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스마트팜 스타트업 '퍼밋',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스페이스리버'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퍼밋>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유통기업이 생존하려면 스타트업 투자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내수 침체와 유통업계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장기적인 플랜 차원에서 다양한 유망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며 신사업 확장 등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신사업 확장,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향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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