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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띄운 롯데쇼핑, "그로서리 e커머스 인수 검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저조한 성적표' 이커머스 차별화 사활

이효범 기자공개 2021-08-10 07:00:2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마켓과 11번가와 같은 종합몰과 연계해서 롯데마트 그로서리(식음료)의 외부채널을 확대하려고 한다. 최근 신선식품이나 HMR(가정간편식)에 특화된 이커머스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그로서리 측면에서 단기간 내에 점유율을 올릴 수 있도록 이러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인수나 제휴 등을 검토하며 전략 방향을 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IR 컨퍼런스콜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영준 재무총괄본부장이 주도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한 이후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 전략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온, '그로서리·패션·뷰티' 경쟁력 찾는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560억원, 영업손실 610억원으로 저조한 성과를 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30% 가까이 줄었고 영업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4월부터 롯데온은 비즈니스모델을 오픈마켓으로 바꾸면서 셀러 수수료를 낮췄다. 이는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판관비가 치솟으면서 영업손실도 확대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 적자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과 같은 사업자들이 이커머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 성장세는 다소 완만하다. 뚜렷한 경쟁력을 찾지 못해 단기간 내에 저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그로서리'에 힘을 싣고 있다. 또 패션, 뷰티 등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바탕으로 온라인 채널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롯데마트가 가진 신선식품 역량을 활용해 그로서리 부문을 강화하고, 롯데백화점이 가진 패션·명품·뷰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밑그림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커머스사업의 성장속도가 최근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위안거리로 삼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이커머스 총거래액은 작년에 비해 13%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인 4.3%에 비해 대폭 개선된 셈이다. 패션, 가전, 식품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두자릿수 성장하며 전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마트 식품 매출도 10.8%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롯데온은 커머스 환경의 새로운 변화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셀러들에게 새로운 유통 방식 제시할 것"이라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어지는 그로서리 영역, 패션 뷰티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2018년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3조원을 투입키로 하고, 2020년 4월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롭스 등을 통합한 롯데온(ON)을 만들었다. 그러나 1년 넘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기존 사업본부 대표가 사임했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나영호 대표를 영입해 이커머스사업본부를 맡겼다. 나 대표는 롯데온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롯데닷컴의 창립멤버로 꼽힌다. 롯데에 몸담은 경험을 갖고 있는 이커머스 전문가인 셈이다. 롯데쇼핑은 나 대표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과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사업부 별로 분산돼 있던 온라인 조직을 이커머스 조직으로 통합 개편했다.

◇'이베이코리아 M&A' 신세계와 시각차 재확인

롯데쇼핑은 컨퍼런스콜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롯데쇼핑 측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내부적으로 여러가지로 검토했으나, 시너지 시현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수적으로 접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은 신세계그룹과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얼마에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회사로 키울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정도로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펼치며 이베이코리아에 베팅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승자가 결정되자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마트가 온라인, 오프라인 전체 거래액 기준으로 롯데쇼핑을 제치고 국내 유통 1위 사업자로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신세계그룹과 이베이코리아의 시너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예상과 달리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와 신세계 모두 오프라인 강자로서 온라인 채널과의 시너지는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과감한 베팅을 하지 못했던 것도 시너지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다른 결정을 내린 롯데와 신세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아직까지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전후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쇼핑에 비해 이마트의 주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있었던 2분기 이마트의 주가(종가기준)는 17만1000원(3월 31일)에서 16만원(6월 30일)으로 6.43% 떨어졌다. 다만 롯데쇼핑 주가가 12만6000원(3월 31일)에서 11만5500원(6월 30일)으로 같은 기간 8.33% 빠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롯데와 신세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판단하기는 아직 섣부른 감이 있다"며 "양사가 이커머스사업을 두고 다른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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