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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쏟아질까, LCR 완화 조치 연장 ‘촉각’ 9월 말 제도 일몰,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정책과 연동 가능성

이지혜 기자공개 2021-08-13 13:10:1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커버리지(LCR·Liquidity Coverage Ratio) 완화 조치가 연장될지 크레딧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LCR 규제를 완화했다. 이 조치가 9월 말 일몰하는 데 맞춰 은행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채가 대규모로 발행되면 크레딧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4분기는 투자자의 북클로징이 이뤄지는 시기라서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이 LCR 규제를 다시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시중은행이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정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LCR 완화 연장, 소상공인 대책에 달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LCR이 약 9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금융위원회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LCR 완화 조치가 9월 말 일몰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발표하고 외화와 원화 등 통합 LCR 규제 수준을 종전 100%에서 85%로 낮췄다. LCR 규제를 100%로 높이면 20조원이 넘는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채가 대규모로 발행될 수도 있다.

LCR 완화 조치의 연장 여부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조치에 달린 것으로 분석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상공인 관련 대책이 연장되면 LCR 완화 조치도 재연장될 수 있다”며 “자영업자의 경영여건이 나빠지고 있어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조치의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LCR 완화 조치의 일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의 경영여건은 더 악화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확산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머잖아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유력하다.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조치를 당장 중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소상공인 지원정책에서 시중은행의 기여도는 매우 크다. 금융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코로나19 금융지원(2020년 2월 7일~2021년 4월 2일)으로 만기를 연장한 대출은 모두 106조2000억원, 신규로 진행한 대출은 60조8000억원으로 모두 167조원 규모다. 금융권이 진행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실적의 절반가량을 시중은행이 차지했다.

◇크레딧 시장 부담 우려, 은행채 발행 '눈치보기'?

크레딧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LCR 완화 조치의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이 한 해 투자를 마무리하는 4분기에 LCR 완화 조치를 중단하면 단기자금 등 크레딧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크레딧 시장은 은행채가 쏟아지면서 혼란을 겪은 적이 있다. LCR 규제 기준이 2015년 50%에서 2019년 100%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나이스P&I에 따르면 2017년 11월 국고채와 AAA급 은행채 스프레드는 3년물 기준으로 2013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는 크레딧 시장의 단기물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졌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기 연구원은 “LCR 규제가 단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2022년 상반기 LCR 완화 조치가 일몰한다면 기관투자자의 왕성한 활동에 힘입어 은행채가 대규모로 발행돼도 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CR 완화 조치를 놓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은행의 펀더멘탈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은행이 금융지원한 차주는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며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이 종료되면 잠재부실이 드러나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등 금융권의 지표상 자산건전성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만기연장, 이자상환유예 조치 등을 취해 소상공인 대출의 연체가 늘지 않아 발생한 착시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시중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다만 아직까진 은행채 발행이 급증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LCR 규제 수준까지 여유가 있는 데다 해당 조치가 연장될 수도 있어 눈치를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7월부터 현재까지 은행채는 모두 20조8673억원 발행됐다. 순발행액은 3조원대다. 지난해보다 적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은행채는 30조원이 넘었으며 순발행액도 7조원 정도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내부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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