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배터리 원료 염가구매 비결은 '상품스왑' 니켈·구리 각각 6000톤, 4000톤 확보…가격변동회피로 737억 이득
원충희 기자공개 2021-08-25 07:21:0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원료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상품스왑(Commodity swap)' 덕분에 니켈·구리 등을 시가보다 싸게 확보하고 있다. 애초 원자재를 구매할 때부터 가격을 고정시켜 변동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주효했다.지난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니켈 현물가격은 톤당 1만8569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전인 5월 24일(1만6780달러) 대비 10% 이상, 1년 전과 비교하면 30% 넘게 뛰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소금속 값이 급격하게 오른 탓이다.
니켈은 배터리 구성의 43% 가량을 차지하는 양극재에 쓰이는 물질이다. 니켈 비중이 클수록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수요도 계속 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15만톤이었던 니켈 수요가 2030년 110만톤으로 7배 늘어난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터리 업체들이 원재료 확보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삼성SDI는 니켈을 톤당 1만2700만~1만3000달러로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쯤에 형성된 가격으로 그 이후에는 한 번도 니켈 가격이 이 정도로 낮아진 적이 없다.
삼성SDI의 니켈 염가구매 비결은 상품스왑이다. 원자재 스왑이라고도 하는데 구매할 때 미리 정해진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도록 맺은 파생상품계약의 일종이다. 판매자는 가격하락과 수요변동 리스크를 회피(헤지·Hedge)하기 위해, 구매자가 가격이 상승하거나 공급이 흔들리는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6월 말 기준 삼성SDI는 니켈 상품스왑 계약을 4건 체결한 상태다. 오는 2023년 1월 말까지 톤당 1만3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스왑계약의 잔여량은 각각 2603톤, 1032톤, 2671톤으로 총 6306톤이 남았다. 이와 더불어 오는 2023년 2월 말까지 톤당 1만2700달러에 살 수 있는 계약도 4466톤이나 있다.
니켈뿐만 아니라 구리도 이런 식으로 시가보다 싸게 확보하고 있다. 구리 역시 배터리 주요 원료로 20일 LME 기준 톤당 8922달러를 찍었다. 지난해 초 4000~5000달러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올랐다. 삼성SDI가 스왑으로 확보한 구리의 잔여량은 2024년 말까지 7568톤, 톤당 5296달러다. 작년 초에서 형성된 가격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상반기 말 현재 상품스왑 관련 파생상품자산으로 972억8300만원을, 누적파생상품평가이익 737억4100만원을 세후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했다. 이는 스왑의 공정가치 변동분 중 위험회피 효과를 금전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즉 스왑으로 얻은 이득인 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은 원자재 가격변동이 심해 고객사와 계약할 때 원료 값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연동계약을 한다"라며 "그렇다 해도 100% 헤지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장기·대량구매계약 등 여러 방안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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