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유테크, 합리적 IPO 밸류 '한·일 가교' 되나 PER 7배 그쳐, 모회사 일본상사 레스타홀딩스
이경주 기자공개 2021-09-01 08:07:1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1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용 SMT(Surface Mount Technology, 표면실장 기술) 업체 씨유테크가 기업공개(IPO) 평가 시가총액(밸류)를 약 14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밸류가 합리적인데다 일본계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이색 케이스라 관심이 높은 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할인 후 밸류 930억~1023억, PER은 7배
씨유테크는 이달 28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공모 세부계획을 공개했다. 총 525만주를 공모하는데 전체 상장예정주식수(1765만7500주)의 29.7% 규모다. 공모구조는 신주모집 350만주(66.67%)와 구주매출 175만주(33.33%)로 나눴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5100~5600원, 공모액은 267억~294억원이다. 오는 9월 23~24일 양일간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사다.
씨유테크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부품사다.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사용되는 FPCA(Flexible Printed Circuit Assembly, 연성 인쇄 회로 조립) 모듈을 씨유테크가 공급한다. FPCA는 휘어지는 기판인 FPCB(연성회로기판)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나 IC칩 등 각종 부품을 실장한 보드다. 즉 씨유테크가 SMT 공정을 수행해 FPCA를 만든다.
업계에서는 씨유테크가 합리적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모가 기준 PER이 7배에 그치는데다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 밸류는 1390억원이다. 적용PER 10.52배에 적용 순이익 132억원을 곱한 수치다. 적용PER은 피어그룹인 드림텍(12.62배)과 디케이티(12.87배), 제이엠티(8.49배), 한국컴퓨터(8.12배) PER의 평균값이다. 적용 순이익은 씨유테크 올 상반기 순이익(63억원)을 연환산한 수치다.
할인율(26~32%)을 적용한 공모가 기준 밸류는 931억~1023억원이다. 이를 적용 순이익으로 나누면 공모가 기준 PER은 7.05~7.74배에 그친다.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피어그룹 PER이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상당한 수준으로 할인을 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펀더멘털은 개선세에 있다. 씨유테크는 2020년 매출(2217억원)이 전년보다 31.2% 줄고 영업이익(160억원)도 32.1% 감소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매출(1239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6.3%, 영업이익(92억원)이 8.9% 각각 증가했다.
◇레스타홀딩스 지분 100%…공모 후 69.37%
씨유테크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딜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씨유테크 최대주주는 일본 종합IT상사 레스타홀딩스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씨유테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레스타홀딩스는 일본 소니 반도체를 판매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이 약 3조8000억원인 중견사다.
레스타홀딩스는 직접 부품제조업에 뛰어들기 위해 2004년 국내 평택 현곡단지에 씨유테크 본사를 세웠다. 당시 경기도가 펼친 대규모 외자유치 사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17년 만에 IPO를 통해 국내 주주들과 이해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한일관계가 갈수록 경색되면서 결정한 IPO다. 정부가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씨유테크는 국내 고객사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재정립할 필요가 생겼다. 국내 주주를 유입시켜 일본계 기업이라는 인식을 희석 시킨 게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었다. 구주매출을 통해 레스타홀딩스가 투자재원을 마련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레스타홀딩스는 상장 직후 지분율은 69.37%로 낮아진다. 이어 공모주주가 29.73%, 주관사인 대신증권아 0.89%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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