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프리IPO 나선 리디 엑시트 대신 재투자 할까 1조 밸류 거론, 만기도래 펀드 세컨더리 형태 동행 지속 가능성 제기
이명관 기자공개 2021-10-25 09:20:2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 플랫폼 리디가 현재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를 추진 하면서 이곳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의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다. 초기 라운드에 참여했던 VC의 경우 펀드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보통 구주를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는 선택을 하는데, 재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리디의 성장성이 상당하기 때문으로, 실제 이번 프리IPO에서 리디의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길 게 유력시 되고 있다.21일 VC업계에 따르면 리디는 1조원 밸류를 목표치로 삼고 프리IPO를 추진 중이다. 조달액은 미확정이다. 1000억~2000억원 선으로 시장 반응을 고려해 유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5000억원을 상회하는 밸류로 투자유치에 성공했는데, 1년 만에 두 배 이상 몸값이 오른 모양새다. 리디는 작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때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55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이곳에 투자한 VC도 자금 회수 타이밍을 두고 고심 중이다. 현재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VC의 상당수가 초기 투자라운드부터 리디와 동행하고 있다보니 펀드 만기가 임박했다. 자금회수 시점이 도래한 셈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프리IPO가 회수 적기일수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에게 구주를 매각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리디의 경우엔 다수의 VC가 엑시트가 아닌 재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리디의 성장성에 계속해서 동행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컨더리 거래 방식으로 보유 중인 다른 펀드에 담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초기 리디에 투자했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 같은 형태로 한 차례 재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처음 리디를 발굴해 투자에 나선 시기는 10년 전인 2011년이다. 당시 리디는 전자책(이북) 서비스 리디북스를 주력으로 하는 3년차 스타트업이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이용자가 급증하는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
그렇게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시리즈A 라운드에 단독으로 투자했다. 총 투자액은 25억이다. 2년 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브릿지 단계로 투자에 나섰다. 시리즈A에 참여했던 '2010 KIF-미래에셋 IT전문투자조합'에서 7억원, 고유계정 3억원을 각각 더해 총 10억원을 후속투자했다. 이듬해 진행된 시리즈B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KoFC-미래에셋 Pioneer champ 2011-3투자조합'을 통해 20억원, 고유계정으로 2억원(보통주 인수)을 추가했다. 이렇게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1년 리디와 인연을 맺은 뒤 4차례에 걸쳐 총 108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다 2015년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2호'의 만기 이슈가 있었는데, 이때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여러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리디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고심 끝에 주식을 처분하기 보다는 고유계정으로 펀드가 보유했던 리디 지분을 매입하는 걸 택했다. 그렇게 고유계정에서 추가로 51억원을 투입했다.
지금까지 이곳에 투자한 VC는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대성창업투자, 산업은행 등이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약 26%를 보유한 창업자 배기식 대표다.
VC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로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디는 향후 업사이드가 더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을 판단하고 있다"며 "구주 거래의 경우 간혹 있어왔는데, 최근엔 지속해서 보유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해지면서 물량 자체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2008년 출범한 리디는 국내 최다 제휴 출판사와 최다 도서를 보유한 전자책 회사다. 설립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를 선보였다. 2009년 출범 이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5억 회를 넘었다. 리디북스는 리디의 핵심 자산이다. 이와 함께 전자책 단말기 '페이퍼'와 도서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 '리디셀렉트' 등을 출시하면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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