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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어보브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내재화 노리나②후공정 업체 윈팩 인수, MCU 설계·생산 수직계열화 포석

김형락 기자공개 2021-11-17 07: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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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 외길을 걸어왔던 코스닥 상장사 '어보브반도체'가 후공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코스닥 상장사 '윈팩'을 인수해 패키징·테스트 공정 내재화 포석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에 의존하는 윈팩 매출 구조를 바꿀지 눈길이 쏠린다.

어보브반도체가 윈팩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경영권 지분 인수(240억원)와 유상증자 참여(150억원)를 병행해 윈팩 지분 25.99%를 취득한다. 다음달 22일 구주 인수 잔금(216억원)을 치르면 인수·합병(M&A) 거래가 끝난다.

윈팩을 품고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어보브반도체는 마이크로컨트롤러(Microcontroller Unit 이하 MCU)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회로 설계는 전체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전공정에 해당한다. 윈팩은 후공정에 속한 패키징·테스트사업을 펼치고 있다.

MCU는 가전·전기제품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이다. CPU, 메모리, 소프트웨어, 각종 주변 회로를 내장하고 있다. 단순 표시부터 복잡한 시스템 제어 기능 등을 구현하기 위해 쓰인다.

어보브반도체는 MCU 한 우물을 파며 설계자산(IP)을 축적했다. 2006년 매그나칩반도체에서 분사할 때부터 MCU 개발에 필요한 코어(Core), 디지털, 아날로그 IP와 영업권을 넘겨받았다. 자체 연구·개발(R&D)과 IP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초기 투자로 기술 저변을 넓혀 왔다.


이 때문에 어보브반도체는 가전 MCU 분야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가전(Home Appliance) 부문이 상반기 매출 48%(364억원)를 책임졌다. 2019년 소비자 가전 향 MCU에서 세계 4위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리모컨 분야 시장점유율도 80%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 메이디(중국), 유니버설 일렉트로닉스(미국), 샤오미(중국), 레노버(중국) 등이다.

매출 성장을 지속하며 R&D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76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75억원, 영업이익률은 10%로 집계됐다. 매년 매출의 10%가량을 R&D에 할애하고 있다.

윈팩과 시너지 방향은 명확하다. 후공정 내재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다. 어보브반도체는 생산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프로브 테스트와 파이널 테스트를 제외하고는 외주업체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윈팩에도 새로운 기회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로 매출 기반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윈팩 주력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인 디램(DRAM)과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다.

윈팩은 거래선 다각화가 절실했다. 사업 초기부터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로 거래 관계를 지속하면서 매출 의존도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61%다. 윈팩 기존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티엘아이도 풀지 못한 숙제다. 티엘아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칩셋 설계 전문 팹리스다. 윈팩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한 486억원이다.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 수주 물량이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최원 어보브반도체 대표이사가 직접 총대를 멨다. 최 대표는 다음달 22일 열리는 윈팩 임시주주총회에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갔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대학 졸업 후 MCU 사업 한길만 걸어왔다. 1988년 LG반도체 MCU 영업팀에 입사해 2006년 어보브반도체 창업 전까지 LG반도체 영업팀장, 반도체 유통업체 그린칩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윈팩 관계자는 "거래선 다변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어보브반도체와 시너지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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