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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증인 출석 윤열현 대표 "분쟁 대응, 회사 이익 위한 선택"가치평가 검토·안진 고발 '목적' 추궁한 변호인단…"신 회장 지시·보고 없었다"

이은솔 기자공개 2021-11-16 07:31:3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열현 교보생명보험 대표이사가 어피너티컨소시엄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피고 측 변호인단은 교보생명보험이 투자자 간 분쟁에서 신창재 회장에 유리한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고 날카롭게 신문했다. 윤 대표이사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분쟁에 대응한 것은 회사의 이익을 위한 선택일 뿐, 신 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정한 일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들에 대한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조대규 교보생명 지속경영기획실장전무와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등장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이 번갈아 증인을 신문했다.

조 전무는 당시 경영기획실장과 이사회 간사로 재직했다. 조 전무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교보생명의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하자 A회계법인에 이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다. 이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A회계법인 측 회계사를 소개했고, 가치평가 검토보고서에 대한 용역 계약 등은 신 회장이 직접 처리했다.

◇가치평가 검토 의뢰, “업무 영역이라고 판단” vs “신 회장 개인 업무”

피고인 측 변호인은 교보생명의 임직원인 조 전무가 왜 신 회장의 개인 업무를 수행했는지 질문했다. 주주 간 계약과 A회계법인 용역의뢰의 당사자가 신 회장이고, 의뢰에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조 전무가 A회계법인의 회계사를 만나 해당 내용을 의뢰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미다. 교보생명 임직원인 증인이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대주주 신 회장의 이익을 추구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증인은 A회계법인에 의뢰를 맡긴 것은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업무의 일환이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무는 “주주 간 분쟁이 경영현안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영업현장의 컴플레인도 많았다”며 “밸류에이션이 문제라는 언론 기사를 보고 전문가를 통해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신 회장에게는 몇 달 후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후부터는 가치평가 용역 업무 수행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증인에 따르면 그는 신 회장에게 가치평가를 맡겼다고 보고했으나, 신 회장이 해당 업무를 조 전무가 맡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후 신 회장에게 회계사를 소개해줬고 이후부터는 신 회장이 직접 계약을 진행했다는 게 증인의 입장이다. 이후 조 전무는 A회계법인 측을 만나 보고서를 수령했고 이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부분에서 검찰과 피고 측 변호인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피고 측 변호인은 검토보고서에 ‘최대주주 이외의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도 조 전무가 보고서를 수령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법률대리인, 중재 관련 전문가, 주주 간 계약서에 따라 투자자, 독립적 외부평가기관, 중재 재판부 외에는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이에 검사는 반대신문을 통해 회계법인 측이 조 전무를 신 회장의 대리인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에게 회계법인을 처음 소개할 때 조 전무가 동석했고, 회계법인 측에 조 전무가 해당 업무에서 제외할 거라는 언급을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진회계법인 고발 결정, “대표이사 독자적 판단” vs “이사회 검토 거쳤어야”

이후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의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대표이사 명의로 체결한 미국 자문기관과의 계약 내용, 자문료 지급 사항 등에 대해 물었다. 교보생명은 안진회계법인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에 고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법률 기관의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기관을 통해 딜로이트 미국 본사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윤 대표이사는 문건의 내용을 묻는 변호인 측의 질의에 구체적인 사항은 기억나지 않고, 실무진이 올린 문건의 모든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모든 것을 공시 담당 임원에게 미뤄서는 안 된다”며 “증인이 서명한 내용에 대해서는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답변해 달라”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하기로 한 교보생명의 결정이 이사회 논의나 법률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교보생명 측은 공시 사업내용에 주주 간 분쟁의 원인이 안진회계법인의 과도한 가치산정에 있다고 기재했다. 변호인 측은 풋옵션을 이행하지 않은 신 회장에게도 분쟁의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발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법률 검토나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윤 대표이사는 “공시 담당 임원과 CPC 담당 임원과 논의했고 이사회에는 추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에는 회사에 끼칠 손해에 대한 문제가 급하다고 생각해 미처 (법률 검토 등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이 신문 과정에서 일종의 ‘품성론’을 꺼내든 부분도 눈길을 끈다. 변호인은 조 전무에게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 검토를 맡은 A회계법인의 담당 회계사가 안진에서 구조조정 됐다는 것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해당 회계사가 안진의 가치평가에 이견을 제시한 다른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질문이었다. 이에 검찰이 “안진이 2017년도 구조조정을 한 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로 업무정지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교보생명 이사회의 성향도 지적했다. 조 전무는 이사회 간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는 당시 교보생명의 사외이사였던 이상훈 어피너티 대표가 이사회에서 회사의 이익이 아닌 안진회계법인의 이익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 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이 신 회장에 친화적인 입장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내이사들이 교보생명에 오래 재직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다소 무리한 상황도 이어졌다. 사내이사는 해당 회사의 임원 중 선임되는 것으로, 교보생명에서 장기간 업무를 수행했을 수밖에 없다.

변호인은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7명 중 이상훈 이사 외에 전부다 신창재 측에 우호적인 인사들 아니냐”, "이사회 의장도 10년 이상 연임하지 않았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가 재판부로부터 해당 질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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