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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더벨 헤지펀드 포럼]"헤지펀드 재도약, '전략 다변화·전문성 강화' 필수"운용사·판매사·당국 해법 모색…금감원 "투자자 신뢰 회복 급선무"

양정우 기자공개 2021-11-17 08:29:0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5: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매 중단 사태로 위축됐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회복 추세에 접어들었다. 정상화를 넘어 재도약을 준비하고자 자산운용사, 판매사, 금융 당국 관계자가 머리를 맞댔다. 운용 전략 다변화와 전문 역량 강화를 토대로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벨은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재도약하는 한국형 헤지펀드'라는 주제로 '2021 thebell HedgeFund Forum'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부실 운용 사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헤지펀드 시장의 핵심 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박지홍 GVA자산운용 대표(사진)는 '한국형 헤지펀드 성장 전략과 당면 과제'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섰다. 시장의 재도약을 이끌려면 △투자전략 다변화 △제도적 정비 △신뢰회복 △운용성과 △투자자 다변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우선 헤지펀드 하우스의 전략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픽스드 인컴 전략을 제외하면 전부 에쿼티 기반 전략을 사용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경우 매크로(Macro), 매니지드 퓨처스(Managed Futures) 등 전략이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자산과 다른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을 제시하는 게 헤지펀드의 기본 콘셉트"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제도적 정비 측면에서 게이트 조항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게이트 조항은 수익자가 특정 수준 이상으로 펀드 예탁금을 환매하지 못하는 사전동의 특약이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몇 차례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게이트 조항을 채택하는 펀드가 크게 늘었다. 물론 투자자의 사전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지만 '패닉셀링'에 동참하는 최악의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장치다.

그는 "국내 대형 기관의 투자 검토가 늘어나면 헤지펀드 생태계 확장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예일 재단 등 글로벌 연기금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헤지펀드의 비중이 가장 높다"며 "과거 금융위기에서 헤지펀드가 선방한 결과(2008년 MSCI -56%, HF -21%)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권식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수석(사진)은 '개인투자자 관점에서 국내 사모펀드 현황 및 글로벌 트렌드'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글로벌 리테일 투자자의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대비 개인투자자의 자산 증가 속도도 역시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기관투자자가 수익자로 참여하는 사모 상품(대형 운용사)에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어 "상품 제공은 물론 개인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소수 부유층 고객은 이미 대형사의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가 스스로 역량을 제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 사모 운용업계는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이제 질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박 팀장의 진단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사모 운용사는 276곳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운용 전략과 투자 철학의 차별화가 아직 요원하다. 중장기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업력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판매사 입장에서 느낀 건 사모 운용사 중에서 자사만의 전략으로 오랜 업력을 쌓은 곳이 드물다"며 "공모주펀드가 인기를 끌면 모두 공모주 투자에 나서고 비상장투자 펀드가 조명을 받으니 롱숏 전문 하우스도 비상장 투자에 뛰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투자 강점을 차별화해 꾸준히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재완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자산운용총괄팀 부국장(사진)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의 감독 방향'을 주제로 연단에 섰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서 부국장은 "그간 금융 당국은 시장 참여자 간 자체적 전수 점검을 이끌어 냈고 전문 사모 운용사를 직접 전수 검사했다"며 "감독 당국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고 운용사가 사전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의 투자자 보호 제도를 개선하고자 펀드 체계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자 핵심상품설명서 작성 의무를 신설했고 자산운용보고서 교부 의무도 도입했다. 운용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비시장성 자산이 50% 이상일 경우 개방형 펀드의 설정을 금지했다. 감시와 견제 기능을 키우고자 판매사의 점검 의무를 신설했고 수탁사의 감시 의무도 도입했다.

그는 "규제 강화 조치로 운용사의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운용 과정에서 제약이 따를 수 있다"며 "하지만 감독 당국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새로운 제도가 시행됐는데 벌써 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러나 지금은 다시 신뢰를 얻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질의 응답 시간에는 판매사의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 의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권식 팀장은 "판매사 입장에서 어떤 상품을 가판대에 올릴지 판단하는 퀄리티 콘트롤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량적 지표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게 트랙레코드"라며 "운용 경험이 짧은 국내 사모 운용사는 더 자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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